매일신문

[사설]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특검, 비극이지만 정상화 출발점 돼야

사상 초유(初有)의 전직 대통령 부부 특검이 본격화된다. '내란 특검'이 지난 28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소환, 첫 대면 조사를 한 데 이어 '김건희 특검'도 2일 현판식(懸板式)을 열고 업무를 시작한다.

결과를 예단(豫斷)할 순 없지만 이재명 정권과 특검의 기세(氣勢)를 볼 때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조사 여정이 얼마나 험난할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은 첫 소환 조사 때부터 공개 출석 여부와 조사자(경찰관) 자격 문제 등을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김건희 특검 팀도 이번 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대상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건진법사·명태균 국정 개입 의혹 등 16가지다. 내란 특검과 달리 준비 기간도 20일을 다 채우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 부부의 동시 특검은 개인, 가정사를 넘어 우리나라 현대사의 비극(悲劇)이다. 그러나 특검이 시작된 이상 물릴 수가 없다. 이젠 피할 수도, 묻을 수도, 봐줄 수도 없다. 특검은 죄과(罪過)를 밝혀 구속 및 기소하는 데,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변호인 측은 죄가 되지 않거나 죄가 없음을 주장하며 방어하는 데 사활(死活)을 걸 것이다.

지금까지 비상계엄 사태와 김 여사의 각종 의혹으로 국민 분열 및 감정 소모(消耗), 정치 실종, 국가 수사력 낭비 등 부작용이 너무 심했다. 특검 시작을 기점으로 이런 소모전을 끝내야 한다. 이를 정쟁화하는 것도 그만둬야 한다. '내란 팔이'도 중단해야 한다. 이제 양측의 치열한 공방과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고, 그 결과를 받아들여 국가·정치 정상화를 해야 한다. 밉든 곱든 특검이 그 출발점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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