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상도만 왜…" 영남권 한국지엠 서비스센터, 삼성화재와 정비수가 갈등

삼성화재, 3월 경상도 한국지엠 센터에 견적 시스템 전환 안내
"삼성화재 제시안 수용 시 매출 감소 불가피…폐업 위기 내몰려"
대구 한국지엠 센터 대표, 지난달 권익위·금감원으로 민원 제기

대구의 한 한국지엠 서비스센터. 정은빈 기자
대구의 한 한국지엠 서비스센터. 정은빈 기자

차량 정비·수리 시 비용 견적을 내는 전산 시스템을 두고 대구경북 지역의 자동차 정비업체들과 손해보험사가 갈등을 겪고 있다. 삼성화재 측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하려 하자, 한국지엠 협력 서비스센터들이 정비수가 조정을 문제 삼으며 대응에 나선 것이다.

대구의 한 한국지엠 서비스센터 대표는 지난달 25일 국민권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자동차보험 정비요금 산정 방식에 관한 민원을 제기했다. "삼성화재 측이 일방적으로 정비요금 산정 시스템 전환을 통보하며 재산상 피해를 초래했다"는 내용이다.

1일 한국지엠 서비스센터 협의회에 따르면 경상도 지역의 한국지엠 서비스센터는 지난 3월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으로부터 '수리비 전산 견적 시스템'(AOS) 기준으로 보험 정비요금을 산정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받았다.

이 시스템은 보험 가입자 차량 수리 시 정비업체가 보험사에 정비요금을 청구하는 시스템 중 하나다. 그동안 한국지엠 협력 센터들은 한국지엠과 정비·수리 협약을 맺고 내부 규정에 따라 자체 시스템을 사용해 왔다.

문제는 시스템을 전환할 경우 센터가 보험 가입자 차량을 수리해 주고 삼성화재에서 받는 수가가 낮아진다는 점이다. 센터들은 AOS 시스템상 산정 기준이 지난 2018년 수준에 머물러 있는 탓에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센터가 받는 수가가 정비공임 기준으로 45%가량 감소한다고 주장했다.

삼성화재는 손해보험 업계 1위 기업으로, 센터를 찾는 수리 고객 중 삼성화재 보험 이용자 비중이 약 30%를 차지한다는 게 센터 설명이다. 한 센터 대표는 "삼성화재 측이 제시한 수가는 수리비 원가조차 보전되지 않는 수준이다. 그대로 수용할 경우 30~40%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며 머지않아 센터 문을 닫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센터 대표도 "수가가 떨어지면 정비 자재를 저렴한 것으로 바꿀 수밖에 없으니 결국 소비자도 손해를 보게 된다"면서 "시스템을 전환하더라도 현실적 기준과 상호 논의에 따라 정비요금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화재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과 대법원 판결 등에 따라 적정 수리비를 산정하며, 정비요금은 기본적으로 업체와 협의를 거쳐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수리비를 통상적 수준보다 높게 청구하는 업체 중심으로 산정 기준을 설명하는 단계에 있다. 업체마다 동일한 수리를 해도 견적이 조금씩 다르게 들어오는데, 유독 영남권 일부 업체의 청구 비용이 높은 편"이라면서 "본사 차원에서 시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시스템을 전국에 확대 적용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