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안철수 혁신위원장 사퇴, 심폐소생술마저 포기한 국민의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이쯤 되면 정신을 못 차리는 게 아니라 차릴 생각이 없다고 보는 게 맞겠다. 국민의힘이 사실상 마지막 산소호흡기와도 같았던 혁신위원회마저 걷어차 버렸다. 안철수 혁신위원장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히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 "혁신의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며 사퇴 배경을 밝혔다. 혁신위원 인선, 인적 청산(淸算) 등을 두고 빚어진 송언석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이 안 위원장의 사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잖아도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야당 아닌 '허깨비' 취급하는 마당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판까지 스스로 엎어 버리는 걸 보고 쾌재(快哉)가 아니라 연민의 정을 느낄 듯하다. 민주당이 상법 개정안 등 법안을 마음대로 요리해 통과시켜도 견제는커녕 '찍소리' 못 하고 내각 인사청문회에서도 존재감이 없다 보니 그저 거수기(擧手機)로 보일 정도다. 오죽하면 후보자들도 쏟아지는 의혹에 하나같이 '설명은 청문회에서 하겠다'고 하겠는가. 야당 의원이 겁나면 어찌 이런 얘길 할 수 있겠나. 얼마나 만만하면 저승사자 같았던 국회 청문회를 안방 들먹이듯 하며 맞짱 뜰 자신감을 보이겠는가. 있으나 마나 한 야당 의원들 상대로 하루만 버티면 하나 마나 한 청문회가 끝나고 통과할 수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모든 걸 내려놓고 완전히 바꾸어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각오로 혁신위를 만들었다면 혁신위를 국민의힘이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인공 자궁', 하다 못해 빨아서라도 다시 입도록 하는 '세탁기'로라도 활용했어야 했다. 비상계엄 반대하고 탄핵 찬성한 걸 알면서도 혁신할 수 있는 당내 최적, 최선의 인물로 안철수를 선택했다면 그에게 혁신위를 맡기고 위원 인선부터 모든 전권(全權)을 위임했어야 했다. 혁신위를 꾸리지 않느니 못한 상황을 만든 지도부는 이를 어찌 책임질 것인가. 애초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대수술을 하고 혁신을 할 생각이었다면 걷어치우는 게 맞다. 그래서 일말(一抹)의 기대를 가졌을 당원이나 지지자들에게 혁신의 희망과 기대를 걷고 더는 미련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게 맞다.

허깨비는 필요 없다. 이 대통령은 연일 국회를 강조하고 거대 여당 민주당은 의석수를 앞세워 입법 독주하며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는 지금은 허깨비가 아닌 도깨비가 필요할 때다. 이 정권과 민주당을 견제하고 폭주할 때 내리치고 휘두를 수 있는 방망이 쥔 도깨비 야당이 필요하다. 전권 위임 등으로 안 의원을 설득해 다시 혁신위를 맡기고 '국민의힘 혁신, 부활'이라는 기대를 이어 가든가 지금처럼 회생 불가(回生不可) 허깨비로 연명하다 내년 지방선거 후 소멸되든가 선택해야 한다. 이젠 더 내려갈 바닥도 없다. 안 의원의 절규처럼 지금 국민의힘은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전 장관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정부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의 항공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대구경북신공항과 울릉공항을 포함한 8개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지역 균형발전...
배우 조진웅은 2012년 '범죄와의 전쟁'으로 데뷔 후, '암살'에서 정의로운 이미지로 변신했고, 이후 여러 역사 기념 행사에 참여하며 정치적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