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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이호준] 기억한다는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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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논설위원
이호준 논설위원

이재명 정부 1기 내각(內閣) 후보자 청문회가 14일 시작됐다. 내란·김건희·채 상병 등 3대 특검 수사도 한창이다. 특검과 피의자·참고인들은 혐의를 입증하려, 또 인정하지 않으려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청문회 대상 후보자들도 과거 논란이나 의혹을 두고 야당 의원들과 불꽃 튀는 진실 공방을 펼치고 있다. 둘 다 '빼도 박도 못 하는' 근거 자료나 증거가 있는 의혹을 제외하곤 상당 부분 과거 기억에 의존해 진술하거나 답변할 수밖에 없어 의도와 상관 없이 거짓 논란이 일 수도 있다.

사건 사고에 대한 수사나 조사 과정, 재판에서도 관련자 진술이나 목격자 증언은 아주 중요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직접 목격했거나 들은 내용이라며 경찰이나 검찰, 법정에서 진술·증언하면 증거로 채택될 수도 있다. 물론 진술만으로 단정하지는 않는다. 다른 인적, 물적 증거와의 교차 검증 등을 통해 신빙성(信憑性)을 확보한다.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 객관적 정황과의 부합 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그렇지만 목격자 진술의 힘은 유·무죄를 가를 수 있을 만큼 막강하다.

그래서 더욱 궁금하다. 기억의 정확성 말이다. 일주일 전의 일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거 같다' 정도일 뿐 장담하진 못하겠다. 내 기억력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래서 수사기관이나 법정, 청문회에서 자신 있게, 확신에 찬 진술을 하는 분들이 신기하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아주 중요하고 충격적인 경우 사진 찍히듯 그 장면이나 발언이 뇌리(腦裏)에 박힐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래도 그 당시 장면 하나하나, 통화했던 멘트 하나하나를 어떻게 그렇게 분명하게 기억하고 진술할 수 있는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기억한다는 착각'이란 책에선 '기억에는 상상인지 진짜인지 확인해 주는 라벨이 없다'고 한다. 또 뇌 손상이 없는 사람들도 흔히 사소한 '작화(作話)'를 저지른다고 썼다. 일어난 적이 없는 사건을 자신 있게 떠올리는 행위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전전두엽의 기능이 점점 떨어지면서 상상과 경험을 구분하기가 더 힘들어진단다.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자신 있게 말한 지난날의 목격담이 내가 직접 본 게 맞는지, 정확히 들은 건지, 상상이 곁들여지거나 왜곡된 건 아닌지 갑자기 자신이 없어진다.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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