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빛 바다와 고대 문명의 흔적,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 도로. 튀르키예 남부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이 로드트립은 단순한 이동이 아닌, 감각을 깨우는 여정이었다.
유튜버 '영알남'이 최근 공개한 튀르키예 로드트립 영상이 화제를 모으면서, '튀르키예 리비에라'라 불리는 이 해안 루트가 여행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여행길은 안탈리아에서 시작해 카쉬(Kaş), 데므레(Demre), 치랄리(Çıralı), 시데(Side), 알라니아(Alanya)까지 이어진다.
약 1,000km에 달하는 해안 도로는 지중해 연안의 자연과 유적, 음식과 문화를 두루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로드트립 코스로 손꼽힌다.
출발점인 안탈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블루 플래그' 인증 해변을 보유한 도시다. 푸른 바다와 백사장은 물론, 로마 시대의 하드리아누스 문과 오스만 제국 양식의 고택이 조화를 이루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심 풍경을 만들어낸다.
구시가지 칼레이치(Kaleiçi)에선 좁은 골목마다 역사가 숨 쉬고, 해 질 무렵 옛 항구에 앉아 메제와 와인 한 잔을 곁들이면, 낭만은 더할 나위 없이 깊어진다.
차량의 방향을 남서쪽으로 틀면, 순수한 매력의 해안 마을 카쉬가 나타난다. 하얀 벽의 저택과 언덕을 따라 이어지는 골목, 그리고 눈부신 코발트 바다는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인근의 카푸타쉬 해변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명소로, 에메랄드빛 바다가 절벽 사이로 펼쳐진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인 케코바 섬에서는 투명한 물 아래 수중 유적이 드러나며, 카약을 타고 바다 위를 누비는 색다른 경험이 가능하다.
카쉬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에 위치한 데므레는 산타클로스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성 니콜라오스가 살던 곳이다. 미라 고대 도시의 원형극장과 암벽 무덤 등 리키아 문명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여기서 더 남쪽으로 이동하면 만나는 치랄리는 야생 그대로의 자연을 품은 조용한 해변 마을이다. 바다거북이 산란을 위해 찾는 이곳은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밤이면 꺼지지 않는 '야나르타쉬'의 불꽃이 여행자들을 신비로운 세계로 이끈다.
여정의 끝자락인 알라니아는 역사와 현대적 관광 인프라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다. 블루 플래그 해변은 물론, 담라타쉬 동굴과 로컬 마켓, 성곽과 고대 유적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다양한 여행객의 취향을 만족시킨다.

가족 단위 여행객을 위한 리조트도 밀집해 있으며, 인제쿰 해변에서는 수상 스포츠도 활발히 즐길 수 있다.
이 코스를 여행하려면 인천에서 출발해 이스탄불을 경유, 안탈리아 또는 달라만 공항에 도착하면 된다. 국제 운전면허증을 소지하면 렌터카 이용이 가능하며, 도로 상태도 양호해 장거리 운전에 큰 부담이 없다.
해안 도로 곳곳에는 부티크 호텔, 리조트, 현지 식당이 즐비해 일정에 맞춰 유연하게 머무를 수 있다.
튈르키예 리비에라는 여행의 목적지가 아닌, 그 자체로 완성된 여정이다. 느리게 달리며 마을을 만나고, 멈춰 서서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들여 음식의 풍미를 음미하는 이 길은 목적을 잊게 만든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햇살과 바람, 고대와 일상은 여행자의 감각을 천천히 깨운다.
지금, 단 한 번의 속도조차 허투루 낼 수 없는 길 위에서, 튀르키예는 여행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요, 아니면 어디에 머물러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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