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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바꾼' 윤상현 "김영선 공천 尹 전화 받았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자신이 주최한 토론회 관련 논란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자신이 주최한 토론회 관련 논란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했던 '친윤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해주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전화를 받은 적 없다'고 했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전날 윤 의원을 업무방해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5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이날 조사에서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하라는 취지의 전화를 2022년 5월 9일 무렵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지난해 10월 "대통령도 저에 대해서 이런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으나, 특검 조사에서 입장을 180도 뒤집은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지난해 기자 간담회 등을 통해 "나는 윤상현이 공관위원장인줄도 몰랐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으나, 이 역시 거짓말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2022년 6월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낸 윤 의원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윤 전 대통령의 통화 녹취에 등장하는 핵심 인물이다.

이미 공개된 육성 통화 녹취에서 윤 전 대통령은 명 씨와 통화에서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내가 하여튼 (윤)상현이한테 내가 한 번 더 얘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통화 시점은 2022년 5월 9일이다. 명 씨는 윤 전 대통령의 이같은 말에 "제가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명 씨와 통화를 한 후 실제로 '김영선 전 의원에게 공천을 주라'는 취지의 말을 윤 의원에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 5월 9일 통화 후 다음날인 5월 10일 국민의힘 재보선 공관위는 김영선 전 의원을 단수 공천하고 김 전 의원은 6월 재보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윤 의원은 조사를 마친 후 귀갓길에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서 윤 전 대통령에게 연락받은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건 제가 다 성실하고 진실하게 (특검팀에) 말씀드렸으니 다 아시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공천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이냐'는 물음에는 "그건 알려질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윤 의원의 변호인은 조사 내용에 대해 "웬만하면 사실대로 얘기했다"며 "수사에 잘 협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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