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양고추로 다시 뛰는 농촌"…영양군, 탄소중립농업으로 기후·인구 위기 극복 나서

영양고추유통공사 주관, 탄소중립농업 포럼 개최
기후위기·지역소멸 해법으로 '저탄소 인증 고추' 제시

31일 영양군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영양고추 탄소중립농업으로 지역소멸 기후위기 극복 토론회에서 오도창 영양군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영양군 제공
31일 영양군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영양고추 탄소중립농업으로 지역소멸 기후위기 극복 토론회에서 오도창 영양군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영양군 제공

경북 영양군이 '영양고추'를 앞세워 기후위기와 지역소멸 위기에 맞선다. 단순한 농업기술 개선을 넘어 '탄소중립'이라는 새로운 농정 패러다임을 고추산업에 접목해 지속 가능한 농업과 지역경제의 미래를 동시에 설계하고 있다.

영양고추유통공사 주관으로 지난달 31일 열린 '영양고추! 탄소중립농업으로 지역소멸·기후위기 극복 포럼'은 이런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날 오전 영양군청 소회의실에서 영양군, 경북경제진흥원, 영양고추유통공사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오후에는 영양군청 대강당에서 탄소중립농업 포럼이 이어졌다. 이날 포럼에는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기술진흥원, 한국탄소중립농업협회, 고추연구소 등 전국의 관련 기관과 전문가, 지역 농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모았다.

영양군과 영양고추유통공사는 31일 영양지역 특산물인 영양고추 판로 확대와 마케팅 다변화를 위해 경북경제진흥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영양군 제공
영양군과 영양고추유통공사는 31일 영양지역 특산물인 영양고추 판로 확대와 마케팅 다변화를 위해 경북경제진흥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영양군 제공

◆기후와 인구 위기, 고추로 넘는다
포럼에서 발표된 '탄소중립농업 선언문'은 지자체 차원의 탄소중립 실천을 통해 지역소멸과 기후위기를 동시에 극복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았다. 영양군은 전국 최초로 고추산업을 중심으로 한 탄소중립 생산·유통 모델을 선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조은기 한국탄소중립농업협회 이사장은 "영양고추가 저탄소 인증을 획득한다면 국내외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농림축산식품부 박해청 과장, 농업기술진흥원 이길재 박사 등은 정책 및 기술 측면에서 영양고추의 탄소중립농업 적용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주제들은 ▷농업 탄소배출 감축 정책 ▷스마트 농업기술 도입 ▷GAP·저탄소 인증 확대 ▷친환경 농자재 사용 등 농업 전 주기에 걸쳐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담고 있다.

◆"영양고추, 탄소 감축으로 증명할 때"
황찬영 영양고추유통공사 사장은 '영양을 살리는 고부가가치 고추 생산과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영양고추는 이미 품질과 맛으로 전국 소비자에게 인정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환경가치를 더한 '탄소중립 고추'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통공사가 추진 중인 저탄소 인증 농산물 확대와 디지털 기반의 유통·마케팅 혁신 방안을 소개했다.

황 사장은 "고추 재배에 투입되는 화학비료와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생산부터 포장, 유통까지 저탄소 기준을 적용하면 ESG 기준에 부합하는 상품으로써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며 "영양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농산물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포장 디자인 개선, 온라인 플랫폼 확대, 수도권과 연계한 프리미엄 소비시장 공략 등 유통 전략도 소개하며 "단순히 고추를 파는 것이 아니라, 영양의 정체성과 가치를 함께 담은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했다.

◆지난해 '스마트팜' 제안에서 올해는 '정책 실천' 단계로
이번 포럼은 지난해 7월 26일 개최된 '영양고추 산업 대전환 토론회'의 연장선이자 실천 편이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스마트팜 도입과 청년 농부 유입,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이 논의됐다. 올해는 이 같은 기조를 바탕으로 고추산업 전반에 탄소중립 가치와 실천 전략을 담아내며 보다 실질적인 정책 전환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영양이 보여주는 이번 실험은 고추 한 포기에서 시작된 농업의 새로운 길로 평가받는다. 단순한 품종 개량이나 유통 개선을 넘어 지속 가능성·기후 대응·인구 유입 전략까지 아우르는 '농업 대전환'의 현장이라는 것이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기후위기와 농촌소멸이라는 이중 위기 속에서도 영양고추는 지속할 수 있는 농업의 희망이 될 수 있다"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탄소중립농업을 실천하고 고추 산업을 중심으로 지역의 생존 해법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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