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난해 대학혁신지원·산학협력 지원, 예산 집행률 높지만 성과 관리 과제

1조 쓴 대학혁신지원, 4,400억 산학협력…2024년 결산서 드러난 과제
대학혁신지원사업, 평가체계 개편 따른 운영 관리 필요
산학연협력 예산 대폭 축소…성과 중심 운용 강조돼야

경북대 본관 전경
경북대 본관 전경

고등교육 핵심인 대학 혁신지원과 산학협력 사업의 예산 집행률은 높지만, 성과평가 등 사업 관리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도입 등 올해 이후 재정지원 체계 전환을 앞두고 정교한 제도 설계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대학혁신지원·산학협력 결산…높은 집행률·개선 과제

5일 국회예산정책처의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 결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혁신지원사업'과 '산학연협력 고도화 지원사업'은 각각 1조34억700만원, 4천437억6천500만원의 예산이 편성돼 높은 집행률을 기록했다. 두 사업 모두 평가체계와 예산의 효율적 운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의 핵심인 '1유형'은 8천840억원 중 8천835억원이 집행되며 집행률 99.9%를 기록했다. 이 사업은 대학이 자율 혁신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 인재 양성 역량을 강화하도록 일반재정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 사업은 포뮬러 사업비(기준경비·교육여건 등)와 성과 인센티브를 반영한 방식으로 운영되며, 3년 주기로 반복된다. 지난해까지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통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평가해왔지만, 올해부터는 '대학 기관평가인증'(한국대학평가원 등)과 사학진흥재단의 재정진단 결과를 연계한 체계로 전환된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대학 평가체계 개편에 따라 대학 기관평가인증이 사실상 의무화됐으며, 평가인증 결과에 따라 대학의 일반재정지원 등 신청 자격이 결정되므로, 교육부는 평가체계 및 평가 결과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산학연협력 고도화 지원사업은 99.2%인 4천403억7천500만원이 집행됐으며, 불용액은 33억9천만원에 그쳤다. 주요 사업으로는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육성, 첨단산업 특성화대학 재정지원 등이 포함됐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상당수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로 이관되며, 전체 예산은 지난해의 41.2% 수준인 1천827억원으로 감소됐다. 이에 따라 산학연 사업의 방향은 전략적 재편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경일대,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선도대학원 연차평가
경일대,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선도대학원 연차평가 '최고' 등급 획득. 경일대 전경

◆계약학과 육성…"성과 개선 과제"

특히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선도대학 육성사업의 경우 지난해 예산 258억원이 전액 집행됐지만 실질 성과 지표에 대한 평가는 부족했다. 보고서는 "계약학과 등록률, 유지취업률 등 실질적인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평가 결과에 따른 대학별 인센티브 편차를 확대하는 등 성과평가 결과가 사업 추진과정에 적절히 반영할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운영 대학은 일반대학 7곳과 전문대학 8곳이다. 대구경북에선 경일대와 구미대가 포함돼 있다. 이들 대학에는 평균 12억원의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 계약학과 학생들의 평균 취업률은 일반대학(2020~2025년) 95.2%, 전문대학(2023~2025년) 90.5%로 높은 편이다.

계약학과 학생이 협약기업 취업을 유지하는 평균 유지취업률을 보면, 2024년 입학생 중 현재(올해 3월 기준) 취업 유지 학생은 87.4%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2023년 입학생의 현재 유지취업률은 71.1%, 2022년 입학생은 61.9%로 기간이 길어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사업에는 주로 소규모의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고, 경기변동에 취약한 특성으로 인해 안정적인 입학생 확보와 채용에 제약이 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중소·중견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과의 협력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거나,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계약학과 입학생의 진로 선택 폭을 확대한 것"을 보고서는 제안했다. 또한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기업의 참여 조건을 유연화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계약학과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혁신지원과 산학연 협력 지원 사업 모두 예산 집행률 자체는 높았지만, 실질적 성과와 사업 재반영, 평가 체계 정비 등의 과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재정지원 정책의 방향성과 설계 개선이 요구된다.

정성영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대학혁신지원 사업은 대학이 자율 혁신을 통해 체질을 개선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미래 인재 양성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일반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며 "대학 평가체계 개편에 따라 평가 결과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