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이후 가장 더웠다…7월 폭염 역대 2위" "닷새간 800㎜ '괴물 폭우'…28명 사망·실종" "일본, 기록적 폭염 '41.8도'…관측 사상 최고기온 경신" "50.5도 최악 폭염, 산불 하루 새 84건…속수무책 튀르키예·그리스" "추운 북유럽 국가들도 '전례 없는 폭염'…2주 연속 30도 넘어".
최근 쏟아진 뉴스들이다. 이쯤 되면 기후 위기가 아닌 '기후 재앙'이 맞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하면 잠시 걱정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불안감에 시달리는 이들도 있다. 폭염과 폭우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동식물이 버티지 못해 생태계가 파괴되는 등 눈에 보이는 피해도 심각하지만, 기후 위기는 정서적으로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불안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이른바 '기후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기후 우울증은 특히 청소년과 청년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미래를 살아가야 할 세대가 더욱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에 기후 변화에 대한 민감도는 나이가 어릴수록 높게 나타난다. 202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성인 2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후 불안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후 불안 평균 점수는 5점(가장 심각) 만점에 1.9점으로 나타났는데, 연령별로 20대가 2.02점으로 가장 높았고, 30대 1.99점, 40대 1.94점, 50대 1.77점, 60대 1.75점 순이었다.
젊은 세대가 겪는 기후 우울증은 단순히 정서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기후 불안으로 인해 결혼을 포기하고 자녀를 출산하지 않겠다는 이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의 16~25세 청년 1만6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2%가 기후 변화가 자신의 미래 계획, 특히 결혼과 출산 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청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합계 출산율 0.721명의 세계 최저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기후 우울증은 기후 위기만큼이나 당면한 과제가 됐다.
기후 우울증의 기저에는 기후 위기가 극복 불가능한 문제이고, 미래는 '디스토피아'일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과연 기후 위기는 해결 불가능한 문제일까. 상당수 전문가들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기후 위기가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 단언한다. 실제로 기후 위기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다시 에너지로 활용하는 다양한 기술들도 개발됐다. 또 우리에겐 산성비나 오존층 파괴 같은 환경 문제를 과학기술과 국제 합의를 통해 해결한 경험도 있는 만큼 해결 가능성은 충분하다.
거대한 변화에 무력감이 느껴진다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실질적인 실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개인의 노력으로 기후 위기가 해결될까'라는 의구심이 들겠지만, 사소한 실천도 효능감을 높일 수 있고 이런 행동들이 문화가 된다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과학기술을 통한 해결책에도 개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기술들은 아직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투자를 통한 개발이 필요한 단계다. 이는 국가 단위에서만 가능한 일이지만, 국가를 움직일 수 있는 것도 개인이다. 유권자인 개인이 관심을 가지면 정부 정책과 국회 입법은 자연스레 따라올 수밖에 없다.
댓글 많은 뉴스
"李, 기어이 국민 역린 건드리나"…조국 특사명단 포함에 野반발
김문수, 전한길 토론회서 "尹 전 대통령 입당, 당연히 받아…사전투표 제도 없앨 것"
김계리 "尹, 당뇨·경동맥협착·심장병…치료 안받으면 실명 위험도"
[매일희평] 책임지지 않는 무한 리더십
정동영 통일부 장관 "남북, 두 국가일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