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찬승·함수호' 어린사자들의 포효, 삼성 라이온즈 투타 새 활력소

대구고 출신 좌완 배찬승, 불펜 필승조 역할
강속구 앞세워 경기 후반 삼성 불펜 지원군
대구상원고 출신 함수호, 타격 솜씨 선보여
힘 좋은 왼손 타자, 고교 시절 홈런포 눈길

삼성 라이온즈의 왼손 투수 배찬승(왼쪽)과 왼손 타자 함수호.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왼손 투수 배찬승(왼쪽)과 왼손 타자 함수호. 삼성 제공

대구에서 자란 19살 사자들이 포효한다. 삼성 라이온즈는 프로야구2025시즌 힘겹게 순위 싸움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새내기인 왼손 투수 배찬승, 외야수 함수호가 인상적인 모습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강속구 뿌리는 신인 불펜 배찬승

배찬승은 강속구 투수다. 시속 150㎞가 넘는 공을 쉽게 뿌린다. 그 덕분에 대구고 시절 고교야구 최고의 왼손 강속구 투수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청소년 대표로도 활약했다. 젊은 피, 왼손 자원, 강속구 투수가 필요했던 삼성 불펜에 안성맞춤이었다.

삼성은 배찬승의 손을 잡았다. 2025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3순위)에서 그를 지명했다. 1군에서 바로 뛸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이라는 게 삼성 측 판단. 해외 전지훈련(스프링캠프)에서도 강속구로 주목을 받았다. 시즌 개막 후엔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 라이온즈의 배찬승.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배찬승. 삼성 제공

삼성의 계획은 초반부터 어긋났다. 김무신과 이재희가 잇따라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젊은 강속구 투수들로 불펜을 보강하려 했던 계획이 틀어졌다.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불펜이 절실했다. 빠른 공을 던지는 배찬승에게 더 시선이 쏠리게 됐다.

배찬승은 중용됐다. 새내기임에도 불펜 필승조로 뛰었다. 씩씩하게 강속구를 뿌려 박수를 받았다. 다만 제구가 다소 흔들렸다. 4월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68, 5월 14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경험이 부족해 위기에서 흔들린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안정감을 찾고 있다. 6경기에 등판해 5이닝 무실점. 특히 8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선 팀이 6대4로 추격당한 8회말 1사 2루 때 등판해 연속 삼진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그 덕분에 팀도 8대4로 승리를 챙겼다.

삼성 라이온즈의 배찬승.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배찬승. 삼성 제공

박진만 삼성 감독은 "(배)찬승이가 삼진 2개로 상대 흐름을 끊어준 덕분에 9회에 우리가 추가점을 낼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며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가 줄면서 안정감이 생겼다. 애초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이다. 남은 경기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기지개 켜는 거포 유망주 함수호

삼성은 전통의 거포 군단. 올 시즌에도 그 모습은 변함 없다. 10일 경기 전까지 팀 홈런 117개로 단연 선두다. 2위 LG 트윈스가 101개. 팀 장타율 역시 0.418로 1위다. 그런 사자 우리에서 거포 유망주가 이빨을 드러냈다. 대구상원고 출신 함수호 얘기다.

'배심차함'. 삼성 팬들이 기대하는 새내기 넷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배찬승, 심재훈, 차승준, 함수호가 그들. 이 가운데 배찬승만 투수다. 나머지는 타자. 유신고 출신 심재훈과 마산용마고 출신 차승준은 내야수, 함수호는 외야수로 분류된다.

삼성 라이온즈의 함수호.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함수호. 삼성 제공

신인 드래프트에선 투수가 상위 지명을 받는 게 보통. 하지만 삼성은 1라운드에서만 투수 배찬승을 택했다. 2, 3, 4라운드에선 차례로 심재훈, 차승준, 함수호의 이름을 불렀다. 그만큼 이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뜻. 스프링캠프에도 입단 동기 넷이 함께 참가했다.

함수호는 배찬승과 같은 협성경복중 출신. 고교 시절엔 왼손 거포로 이름을 날렸다. 3학년이던 지난해엔 홈런 7개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이번 시즌 전반기에는 주로 퓨처스리그(2군)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지난 3일 시즌 두 번째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8일 경기에서 함수호가 불펜 배찬승에 앞서 모습을 드러냈다. 시즌 두 번째 선발 출전. 7번 타자 겸 좌익수로 나서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KT의 토종 에이스 소형준을 상대로 한 것이어서 더 인상적이었다. 스윙은 과감했고, 자신감이 묻어났다.

삼성 라이온즈의 심재훈(왼쪽)과 차승준.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심재훈(왼쪽)과 차승준. 삼성 제공

박 감독은 "퓨처스에서 좋았다 해도 1군에 올라오면 위축돼 제 실격을 못 보여주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함수호는 주눅들지 않고 제 스윙을 한다"며 "기본적으로 힘을 갖췄다. 경기를 치르면서 경험이 쌓이면 타석에서 대처 능력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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