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강' 미국과 중국의 상반(相反)된 글로벌 행보에 눈길이 간다. 미국은 동맹에도 예외 없는 자국 우선주의로 전 세계를 관세 공포로 몰아넣은 데 반해 중국은 원조와 투자,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제 협력과 교류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미국은 한마디로 '힘의 논리'를 앞세운 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로 사실상 세계 각국의 '공공의 적'이 됐다. 속은 부글부글 끓지만 더한 불이익을 당할까 봐 대놓고 비판하지 못하는 나라가 상당수다. 물론 브라질, 인도 등 브릭스(BRICS) 국가를 중심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동 대응을 모색하는 국가도 있긴 하다.
반면, 중국은 대규모 인프라 및 산업 투자 사업을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와 연계해 세계 각국과의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일대일로를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150개국 안팎과 인프라, 에너지, 통신, 제조업 분야에서 협력하며 동맹, 우방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심지어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에 항구와 철도망 구축을 본격화하며 신실크로드 확장을 추진하는 상태다. 동시에 소규모 현지 맞춤형 원조와 지속가능한 녹색 발전 사업도 추진하며 다각도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드는 등 세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다자주의 후퇴와 중국의 세계화 전략이 맞물리면서 이들에 대한 인식도 엇갈리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올 4월까지 넉 달 동안 고소득·중하위소득 등 주요 25개국 3만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미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은 추락한 반면 중국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고소득 국가 10개국의 경우 미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이 35%로, 지난해 51%에 비해 16%포인트(p)나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24%로,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받은 53%보다 30%p 가까이 폭락했다. 반대로 중국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은 주요 10개 고소득 국가의 경우 23%에서 32%로 9%p 상승했고, 중하위소득 국가 9개국에선 58%나 '일자리를 창출해 준' 중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은 우리가 알던 '글로벌 리더'로서의 그 미국이 아니고, 세계 패권국(覇權國)을 향한 중국의 전략과 야망은 무섭다. 5년 후, 10년 후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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