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신천동 '방화 추정 화재' 두고 주민 술렁…사인 규명에 쏠린 눈

일가족 3명 참변, 아무도 전입신고 않은 빈집

지난 10일 대구 동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10대 남매와 40대 어머니 등 일가족 3명이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합동감식을 실시하고 있다. 김지효 기자
지난 10일 대구 동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10대 남매와 40대 어머니 등 일가족 3명이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합동감식을 실시하고 있다. 김지효 기자

경찰이 10일 대구 동구 신천동에서 발생한 방화 추정 화재 조사에 본격 나선 가운데 방화 의심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사망한 일가족 3명과 자녀 아버지가 다른 곳에 주소지를 두고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채 법적 공실 상태인 집에서 살다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화재 배경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경찰 조사 결과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 지점의 현관문은 외부 침입 흔적 없이 가구 등으로 막혀 있었다. 소방당국은 전날 합동감식 과정에서 집안에서 양초와 성냥이 다수 발견됐고 발화 지점이 여러 곳이라는 점을 미뤄 방화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조사 진행과 함께 방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방화 원인과 사망한 10대 남매의 사인 규명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날 동구청에 따르면 신천동 아파트는 화단으로 추락해 사망한 남매의 어머니 A씨의 부친 명의로, 전입신고가 되지 않은 법적 공실 상태였다. 주민등록등본 상 이들 가족의 주소지는 수성구 범어3동의 한 아파트이며 사망한 10대 남매 B군과 C양이 각각 다닌 학교도 범어동 자택 주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족은 불이 난 아파트로 이사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가족이 입주민 카드를 작성한 연도는 2023년으로, 남매를 제외한 부부의 이름만 올라 있었다.

이들 가족이 범어동과 신천동을 오가면서 생활한 것으로 보인다는 증언도 나왔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해당 가구는 4인 가족이 상주하는 점을 감안하면 수도세와 전기세 등이 비정상적으로 적었다.

이를 토대로 일각에서는 생활고나 가정사를 비관한 방화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경찰은 가족들이 과도한 부채 등 생활고를 겪은 정황이 없고 가족 구성 상 이혼 등 법적 문제가 얽혀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동구청도 피해 가족이 기초수급생활보장 대상자, 차상위 가정, 장애인 가구 모두 해당되지 않으며 행정복지센터 등에서 상담을 한 기록이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망한 자녀의 아버지 B씨는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B씨는 회사에 출근해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부검을 했고 자세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정확한 화인 파악을 위해 현장 감식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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