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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조두진] 노란봉투법 얌체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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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정치권과 경제계, 노동계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경제계는 기업 활동 자유와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훼손(毁損)해 일자리 감소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불법 파업이 일상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와 정부 측은 우리나라 원청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이면에는 외주 하도급의 희생이 깔려 있고, 원청 기업과 하청 기업 간 임금·복지 격차를 개선하자면 노란봉투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사용자 범위 확대'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 기업과 직접 단체 교섭을 할 수 있고, 구조조정·경영상 결정 등과 관련한 쟁의도 가능하다. 법이 공포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노동계는 "진짜 사장(원청업체 대표) 나와라"고 외친다.

우리나라 하청업체들이 원청업체에 종속되는 구조적 이유는 대다수 하청업체들이 단순 기술 작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원청업체가 대규모 자본과 R&D 역량을 갖추고 설계, 기술 개발을 주도한다면, 하청업체는 주로 생산 공정의 일부를 맡거나 단순 부품 생산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원청업체가 단가(單價)를 후려치고, 불공정 계약을 요구해도 따를 수밖에 없다. 불공정하다면 계약에 응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단순 기술 공장은 널렸기에 하청업체가 끌려다닐 수밖에.

원청 기업과 하청 기업 간 임금·복지 격차를 해소하자면 하청 기업이 자체 기술력과 브랜드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하청업체는 R&D 투자 여력이 부족해 새로운 기술 개발로 시장 확대는커녕 원청업체와의 계약에 매달리는 형편이다. 정보도 자본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 자체 연구개발 능력이 부족한 하청업체가 기술력을 축적하고 브랜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가령, 기술개발청을 설립해 중소기업형 첨단 기술을 연구하고 인재를 육성하거나, 원청업체와 하청업체의 공동 기술 개발, 산학 협력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런 방안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고민 대신 법을 만들어 '하청업체 근로자가 원청업체 경영자와 싸워서 임금과 복지를 늘릴 수 있도록 한 것'은 짐은 원청업체에 떠넘기고, 하청업체 근로자들 표는 자신들이 얻는 얌체 짓이다.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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