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김천 혁신도시에 조성한 '스마트 물류 복합시설'이 대한민국 미래 물류 산업의 지형을 바꾸는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은 연구실의 기술이 실제 물류 현장에 곧바로 적용되는 국내 최초의 '연구개발-상용화 통합 모델'을 구현한 곳이다.
공공기관이 지역 발전을 위해 먼저 혁신의 '판'을 깔아주자, 첨단 기술을 보유한 민간 기업들이 속속 모여들고 대규모 후속 투자까지 유치하는 성공 공식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드론 전문기업이 새롭게 합류하며 이 혁신 플랫폼이 살아 움직이는 생태계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는 공공기관의 주도가 어떻게 지역의 산업 체질을 바꾸고 국가 경쟁력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168억원 투자해 조성한 복합시설
김천 스마트 물류 복합시설의 탄생은 '공공기관의 책임감'에서 시작됐다.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김천 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도로공사에게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중요한 과제가 있었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운영해 온 자신들의 핵심 역량과, 대한민국 교통의 요지인 김천의 지리적 강점을 결합해 '스마트 물류'라는 특성화 전략을 수립했다. 이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총사업비 168억 원을 투입해 구체적인 결과물로 만들어낸 것이 바로 이 복합시설이다.
이 프로젝트는 도로공사 혼자만의 힘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중앙정부(국토교통부)가 46억5천만 원의 국비를 지원하고, 경북도와 김천시가 각각 예산과 1만1천250㎡ 규모의 부지를 제공하는 등 정교한 민관협력 모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공 부문이 힘을 합쳐 첨단 기술 개발에 따르는 불확실성과 재정적 부담을 나누어 짊어짐으로써, 민간 기업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이 시설의 가장 큰 특징은 혁신적인 공간 설계에 있다. 지상 2층, 연면적 6천14㎡ 규모의 건물 1층에는 실제 상업 활동이 이뤄지는 물류센터가, 2층에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테스트베드가 자리 잡고 있다.
2층에서 개발된 로봇, 드론, 인공지능 솔루션이 계단 하나만 내려가면 곧바로 1층의 실제 물류 현장에 투입돼 성능을 검증받고, 현장에서 나온 데이터는 즉시 2층으로 피드백돼 기술을 개선하는 데 쓰인다.
이러한 구조는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 기술 벤처기업들이 겪는 '죽음의 계곡'을 넘어설 수 있게 돕는 강력한 '혁신 가속기' 역할을 한다.

◆드론 전문기업까지 합류
성공적으로 만들어진 '혁신 허브'에는 자연스럽게 기업들이 모여들었다. 지난 5월 운영이 시작되자, 1층 물류센터는 물류 전문기업 KC네트웍스가 맡아 안정적인 운영의 기틀을 잡았다. 2층 테스트베드에는 인공지능 기술 기업인 니나노컴퍼니와 친환경 화물 전기자전거를 개발하는 경북테크노파크가 입주해 미래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 혁신 생태계는 최근 의미 있는 확장을 이뤄냈다. 바로 4일 드론 전문기업인 드론아이즈가 세 번째 기술 파트너로 합류한 것이다. 한국도로공사는 드론아이즈에 2년간 드론 전용 이착륙장과 사무공간을 제공하며 기술 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지상 물류 기술을 넘어 항공 물류 기술까지 포괄하는 종합적인 기술 허브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공공 주도의 혁신 플랫폼의 등장은 민간 시장에 '김천이 미래 물류의 중심'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 결과, 국내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이 1천억 원 이상을 투자해 인근에 대규모 첨단 물류센터 건립을 결정하는 '나비효과'로 이어졌다. 공공의 투자가 민간의 대규모 투자를 견인한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현재까지 총 195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박중규 한국도로공사 신사업본부장은 "민간의 기술개발 지원을 통해 물류기술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김천에서 시작된 이 성공 모델이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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