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압박 수위가 최고조로 높아지고 있다. 국회 법사위에서는 초유의 대법원장 청문회를 강행할 분위기인 데다 여당 강경파 의원들은 대법원장 수사 근거를 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까지 발의했다.
여당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삼권분립을 형해화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자칫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4일 더불어민주당은 전날까지 당내 강경파의 '조희대 때리기'에 거리를 두던 것과 달리 적극 보조를 맞추며 단일대오를 과시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법사위원들은 (청문회를) 열심히 해달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국민은 헌법 유린, 삼권분립 훼손, 부정비리 국정농단, 내란 사태 등 불의한 대통령들을 다 쫓아냈다. 대법원장이 뭐라고 이렇게 호들갑인가"라고 했다.
당 지도부의 지원 사격이 이어지면서 추미애 위원장 등 여당 법사위원들은 30일 청문회를 앞두고 조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추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내란 실패 후 윤석열이 제가 목표로 세운 이재명을 사법적으로 제거하려고 벌인 '조희대의 9일 작전'이 밝혀져야 한다"며 "삼권분립을 배반하고 정치로 걸어나온 것은 조 대법원장"이라고 말했다.
여당 법사위원인 김용민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 수사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정조준하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대법원장,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등에 대해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 공수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사법부 압박의 전열을 가다듬은 여당은 조 대법원장이 청문회에 불출석할 경우 국정조사나 고발, 탄핵 등 다음 카드도 불사할 기세를 보인다. 사법부의 수장을 겨냥한 공세를 바탕으로 사법 개혁의 동력을 이어가려는 의지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사법부가 무너지면 독재로 가는 길밖에 남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대구변호사회장을 지낸 이석화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총회 의장은 "대구에서 오래 근무한 조 대법원장은 절대 타협이나 정치 행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라며 "대법원장이라는 공인 입장에서 정치권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대구 찾은 장동혁 "TK 신공항·미분양 매입 적극 추진"
정청래 "대통령도 갈아치우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라고?"
사퇴 압박받는 조희대 "법은 통치수단 아닌 백성 삶 향상시키는 토대"
[단독] 中 때문에 결혼식 취소 신라호텔... 美 머물 하얏트는?
李대통령, "美 3천500억불 요구 수용시 금융위기 직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