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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석민] 외교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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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선임논설위원
석민 선임논설위원

공동성명(共同聲明)은 둘 이상의 국가 등이 논의한 사항을 발표하는 외교 문서 또는 발표 그 자체를 말한다. 국회의 비준을 받아야 하는 조약(條約)에 비해 법적 효력이 없거나 약하기는 하지만, 국가 간의 공식적 합의 발표인 만큼 외교적 신뢰 구축과 국제적 협력의 상징적 문서(또는 행위)로서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만일 공동성명을 존중하지 않는 나라가 있다면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될 것은 자명(自明)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하루 전인 22일(이하 현지 시간) 한미일 외무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DPRK)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런데 외교부는 보도 자료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한반도 비핵화'로 교묘(巧妙)하게 바꿨다. 뉘앙스의 차이가 크다. 미국과 일본이 볼 때, "(이재명 정부가) 뭔가 꿍꿍이를 갖고 있구나"라는 불신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아니나 다를까.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교류(E)·관계 정상화(N)·비핵화(D)를 가리키는 '엔드 이니셔티브'를 제안하면서 핵 개발 중단-축소-폐기의 3단계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실체를 뜯어 보면 현실적 북핵(北核)을 인정하고 남북·미북 대화를 하면서 대북 제재를 해제하자는 말씀이다. 불과 하루 전 한미일 외무장관 공동성명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미국, 프랑스, 캐나다, 일본, 영국 등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은 23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공동성명에 포함시켰다. 국제사회가 무슨 헛소리냐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왕따 외교는 처참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다음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단에 올랐으나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던 대회의장은 텅 비어 버렸다.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 옆에 한국을 위한 빈자리가 준비됐지만, 김혜경 여사는 나타나지도 않았다. 이 대통령실은 "자리가 마련되었는지 몰랐다"고 했다. 기가 막히는 변명이다. 대통령은 무려 145명의 세계 정상과 배우자가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만찬에 출현(出現)하지 않았다. 초청을 받지 못한 것인지, 참석을 거부한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참 희한한 외교 참사가 아닐 수 없다.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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