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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감 기업인 증인 역대 최다에 APEC CEO 행사 의장까지,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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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정감사(國政監査)에 기업인들을 대거 증인석에 세우는 구태(舊態)가 반복되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기업인 증인은 역대 최다다. 특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개막일, 의장으로서 행사를 주재할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 국격과 국익을 우선했다면, 있을 수 없는 결정이다.

13일 시작되는 국감에 채택된 증인 370명 중 기업인은 190명을 넘어섰다. 증인 채택(採擇) 절차가 마무리되면 기업인 증인은 200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기록(159명)을 바꾸는 것이다. 국회는 국정 현안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필요한 기업인들을 국감장에 불러 질의·지적할 수 있다. 문제는 실효성(實效性)이다. 이전 국감에서도 국회의원들이 기업인들을 마구잡이로 소환(召喚)해 장황한 훈시와 호통을 늘어놓는 일이 많았다. 출석한 기업인들이 질문도 받지 못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도대체 왜 불렀는지 의문스러웠다. 이러니 기업인 '망신 주기'란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사내 하청(下請)업체인 이수기업의 노동자 집회 관련,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국내 소비자 정보보호 방안 관련으로 증인 명단에 올랐다고 한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이 있는데도 굳이 그룹 총수까지 불러야 하나. 국회의원들이 그룹 총수를 들러리 세워서 '자기 정치'를 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 회의에서 국감 증인·참고인 채택 시 "야당 때처럼 마구잡이식 기업 오너 또는 대표들에 대한 증인 신청을 하지 말자"고 했고, 각 상임위에 관련 지침을 내렸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무분별한 증인 채택을 자제하자"고 했다. 그러나 여야 지도부의 공언(公言)은 빈말이 됐다.

국회가 한미 관세(關稅) 협상에서 공헌하고 경제 위기에 시달리는 기업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발목을 잡아서 되겠는가. 여야는 당초 약속대로 기업인 소환을 최소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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