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대출 이자도 못 낸 한계기업 비중이 2010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아졌다. 중소기업, 대기업 모두 2023년보다 상황이 나빠졌다. 3년 이상 한계인 기업 비중은 무려 45%에 육박했다. 일시적 어려움이 아니라 3년 이상 한계 상황이라면 문을 닫을 때가 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법인세를 1원도 못 낸 법인도 2012년 통계 집계 후 최대로 늘었다. 전체 신고 법인 중 45%가량으로, 코로나 팬데믹 당시보다 훨씬 많다. 순이익 100억원 초과 법인마저 지난해 처음 300개가량 줄었다. 법인세 신고가 저조(低調)하다 보니 대규모 세수 결손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 56조4천억, 지난해 30조8천억에 이어 올해도 최소 12조5천억원이 덜 걷힐 전망이다.
전기 사용 제조업체도 지난해 감소했는데, 16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감소 폭은 0.3%였는데, 올 들어 7월까지 0.5% 줄었다. 전기 사용 통계는 보다 생생한 현장 모습이다. 폐업 신고 전이라도 전기를 끊었다면 생산 활동을 멈춘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 생태계 몰락(沒落)은 10년가량 이어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기업당 평균 종업원은 2016년 43명에서 2023년 40.7명으로 줄었다. 단순히 공장 자동화 영향이 아니라 기업 규모가 줄고 있다는 의미다. 종업원 50~299명 규모의 기업이 2014년 1만 개를 넘었다가 2023년엔 9천500개까지 계속해 줄고 있다.
노동생산성이 정상 기업의 절반도 안 되는 한계기업이 늘수록 경제엔 부담만 된다. 옥석 가리기를 거쳐 생존 불가 기업은 정리해야 한다. 그렇다고 정리만이 능사(能事)는 아니다. 유망 기업이 한계기업으로 내몰린 구조적 원인을 찾아야 한다. 덩치가 커질수록 규제도 많아지는 탓에 중소기업들은 '피터팬 증후군'을 호소한다. 혁신 역량과 생산성이 뛰어난 기업들에 집중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쟁에 뛰어들 용기를 줘야 한다. 2023년 기준 제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7.6%를 차지한다. 악재들이 안팎으로 겹치는 상황에서 기업이 흔들리면 일자리도 성장률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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