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 접근하다 이스라엘군에 의해 나포돼 구금됐던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 씨가 억류 이틀 만인 10일 오전(현지시간) 석방됐다. 김 씨는 자진 추방 형식으로 현지를 떠나 조만간 귀국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날 "이스라엘에 구금됐던 우리 국민이 10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향하는 항공편을 통해 자진 추방되어 조만간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튀르키예 정부가 협조한 특별 항공편을 이용해 다른 추방자들과 함께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다만 한국행 직항편 사정에 따라 이스탄불에 며칠 더 체류하거나 제3국을 경유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지난 8일 오전,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 구호선단 '천 개의 매들린 함대' 소속 선박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나포됐다. 이후 케치오트교도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김 씨의 구금 직후 본부와 주이스라엘대사관을 중심으로 안전 확보와 신속한 석방을 위한 외교적 조치를 취해왔다고 설명했다. 대사관 측은 전날 영사를 구금 시설에 급파해 김 씨와의 면담을 진행하고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또한 주이스라엘대사관 영사가 공항에서 김 씨의 탑승과 이륙까지 직접 확인했으며, 주이스탄불총영사관을 비롯한 현지 공관을 통해 귀국 과정에서 필요한 영사 조력을 지속 제공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 씨에게 가자지구 방문의 위험성과 여권법 위반 가능성을 사전에 알리고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여행금지 지역을 방문하면 처벌받을 수 있음을 여러 차례 안내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관련 상황을 보고받은 뒤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 신속 석방, 조기 귀국을 위해 국가 외교 역량을 최대한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김 씨의 부친 김태완(60) 씨는 "아현이가 가기 전에 충분히 설명했고, 갈 때부터 이미 구금될 거라는 것은 예상했다"며 "걱정하긴 했지만 많은 사람이 함께 걱정해주는 덕에 더 큰 걱정은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바른 자기 가치관에 의해 인권 활동을 하는 것이니 말릴 수는 없었다"며 "팔레스타인의 인권 보호를 위해 구호 선단에 참여하겠다고 설명해서 흔쾌히 갔다 오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상황이라면 아현이가 아니라 누구라도 갔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본인의 선택이니 아내도 저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김 씨는 10여 년 전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을 계기로 국제 인권 문제와 평화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2년 전에는 무동력 세일링 보트를 타고 제주에서 출발해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을 거치는 항해를 진행하며, 반전·평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경기지사 불출마", 김병주 "정치 무뢰배, 빠루로 흰 못뽑아내듯…"저격
주진우 "학부모 유괴 불안 떨 동안 이재명 정부 뭐했나"
새벽 5시, 인력시장 찾은 김민석 총리…"일자리 많이 늘릴 것"
[단독] 민주당, 1만명 넘는 학원연합 집단당원가입 받았다
의대 신입생 10명 중 4명은 여학생… 의약학계열 전반서 여성 비율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