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재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가자지구 휴전 합의가 첫발을 뗐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끌려갔던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 전원이 13일 오전(현지시간) 순차적으로 풀려났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 이들을 납치한 지 737일 만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휴전 합의에 따라 이날 하마스가 석방 대상 생존 인질 20명 중 첫 7명을 적십자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 인질 중 마지막 생존자 13명도 이날 순차적으로 풀려났다고 전했다.
적십자가 인질들을 이스라엘 보안군에 인도하면 군은 이들을 이스라엘로 이송, 가족과 상봉시킨 뒤 헬리콥터로 국내 병원으로 옮길 계획이다.
앞서 이스라엘군(IDF)은 성명에서 "가자지구 북부의 인도 지점에서 인질 여러 명이 인계될 예정"이라며 "군은 앞으로 추가로 적십자에 인도될 예정인 인질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석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따라 지난 10일 발효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합의 1단계에 따라 이뤄졌다. 이번 휴전 합의안에는 하마스가 휴전 발효 이후 72시간 이내인 이날 정오까지 생사를 불문한 인질 전원을 송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급습 과정에서 모두 251명을 납치했다. 이들 중 최근까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은 생존자 20명과 사망 인질의 유해를 포함해 48명(가자지구 전쟁 이전에 납치된 1명 유해 포함)으로 알려졌다.
이번 생존 인질 석방 이후 남은 28명의 시신 인도도 이뤄질 예정이다. 하마스의 인질 석방과 함께 이스라엘은 종신형 선고를 받은 250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 수감자 1천966명을 석방할 예정이다.

휴전 합의 1단계 인질-수감자 맞교환에 이어 2단계에서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 팔레스타인 민간정부 수립 등을 논의한다. 그러나 아직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 포괄적인 합의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아 2단계 합의가 쉽지는 않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인질 석방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을 앞두고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텔아비브에서 하마스에 억류됐던 인질들의 가족을 만나고, 이스라엘 의회에서 연설했다. 그는 이날 이스라엘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기내에서 인질 석방 장면을 지켜봤다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인스타그램으로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귀환 인질들을 위해 친필 편지를 썼다. 그는 편지에 "이스라엘 국민들을 대표해 돌아온 것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을 기다렸고, 이제 따뜻하게 품에 안습니다"라고 썼다.
총리실에 따르면 이 편지는 돌아온 인질들에게 전달될 '환영 키트'의 일부다. 키트에는 의류, 개인 소지품, 노트북, 휴대전화, 태블릿 등이 포함됐다. 인질들이 적십자의 보호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들의 가족과 친구들은 환호성을 터뜨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인질 인도 과정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텔아비브 '인질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방송에서 석방 인질들의 이름이 호명되자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인질 가족들을 만나 인질 석방에 대해 "위대한 날"이라고 했다. 그는 의회(크네세트)에서 연설한 뒤,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를 주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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