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시리아가 다시 밀착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만났다. 지난해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처음 가진 정상회담이다. 이날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관계 재정립과 시리아 내 러시아 군사기지 운영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아사드 일가의 강제 송환도 재차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두 정상의 관계는 불편했다. 군사적 지원 등을 통해 아사드 정권의 장기 독재를 지지했었던 푸틴 대통령과 이에 맞서 13년 동안 무장 이슬람 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이끌며 내전을 벌인 당사자가 알샤라 임시대통령이었다. 더구나 알샤라 정부는 서방에 우호적인 대외 정책을 추구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는 앞으로 외무부를 통해 시리아와 정기적으로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시리아가 지난 5일 총선을 치른 것에 대해 "사회 통합을 이끌었기 때문에 당신에게 굉장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덕담을 전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는 러시아의 가려운 부분부터 적절히 긁어줬다. 지중해 연안에 있는 타르투스 해군기지와 흐메이밈 공군기지 접근 등의 적극적 활용을 원하는 러시아의 속내를 간파한 알샤라 임시대통령은 "시리아는 양국의 오랜 역사 속에서 체결된 모든 합의를 존중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바람대로 해줄 뜻임을 내비쳤다.
13년의 적대감을 뒤로 한 채 관계 재정립을 원한다는 의사를 전하면서 시리아도 바라는 걸 전했다. 경제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러시아가 해주길 바라며 러시아의 에너지 원조와 투자를 요청했다. 이에 화답하듯 정상회담 후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러시아가 시리아 유전 개발과 재건에 참여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노박 부총리는 "러시아 회사들은 시리아 유전에서 오랜 기간 작업해왔다"며 개발이 필요한 유전들도 있고, 러시아 회사들이 이 분야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시리아에 식량과 의약품을 공급하고, 파괴된 전력 및 교통 인프라 복구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했다.
다만 아사드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 인도에서는 양국의 입장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샤라 임시대통령은 아사드 전 대통령을 의법 처리해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알샤라 대통령은 최근 미국 CBS에 "아사드 전 대통령을 재판받게 하기 위해 모든 법적 수단을 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말 시리아 법원은 2011년 11월 남서부 다라 지역에서 발생한 살인, 고문 등의 혐의로 아사드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아사드 일가는 현재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러시아가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알샤라 임시대통령은 올해 4월에도 아사드의 송환을 요구했지만 러시아가 거부한 바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아사드 일가의 망명 허용 이유에 대해 "아사드와 그의 가족이 처형될 위험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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