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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휩쓴 'Z세대 분노' 한국서는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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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개혁 폭주' 부정 평가…'한미 관세 협상' 역시 믿음 못 줘
청년 고용률 16개월 연속 하락…20대 소득 증가율 1%대 머물러

올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인 젊은 보수층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소요사태를 일으킨 장면. 연합뉴스
올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인 젊은 보수층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소요사태를 일으킨 장면. 연합뉴스

전 세계 Z세대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청년들 역시 분노 게이지가 급격하게 상승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이재명 정부가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것으로 큰 기대를 했지만, 집권 넉 달째 더 절망적인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아시아를 비롯해 남미, 아프리카 등 10개국 안팎에서 청년 봉기가 일어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한 언론사의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20대 이하는 45%가 "잘못하고 있다", 40%는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부정 평가가 높게 나왔다.

특히, 최근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부·여당의 '개혁'(검찰 개혁, 내란전담재판부 등)이라는 이름의 폭주에 반대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한미 관세 협상 결과에는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더 부정적 여론이 높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취업난, 소득 불안정 등에 갇힌 20대가 민생과 거리가 먼 개혁 과제를 앞세우고 있는 정부·여당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좌절할 수밖에 없다. 청년층 고용률은 16개월 연속 하락 중이고, 20대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연평균 1%대에 머물고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정년 연장'과 '연공서열제' 등이 20대의 이해관계와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에 청년들의 분노를 불렀다"고 했다.

현 정부 역시 젊은 세대의 분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청년들의 분노를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모로코 정부에서 Z세대들의 시위가 벌어지자 곧바로 재무장관이 "청년들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달래기에 나선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는 "청년 시위의 불길이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며 "현 정부의 무능한 행태를 보면, 이미 큰불이 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Z세대=성인이 되기 이전부터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사회를 경험한 세대로,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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