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업무에도 더욱 여유롭게 임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는 모습도 참 좋았고요."
20일 만난 대구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이풍경 경감(58)은 경찰서 안팎에서 유명한 '작가님'으로 통한다. 이 경감이 50살이 되던 해부터 에세이 작가로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몇 년 간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연재하던 이 경감은 지난 2022년 동서문학상 수필부문에서 수상한 데 이어, 이듬해 에세이 문학 등단에 성공했다. 얼마 전에는 첫 수필집 '분홍유도선'을 출판하기도 했다.
이 경감은 어린시절부터 작가가 되는 꿈을 꾸곤 했다. 당시 흔한 이름을 가졌던 이 경감은, '이름을 무엇으로 바꾸면 좋을까'라는 상상에서 뻗어가는 생각들을 꾸준히 메모로 남겼다. 초등학교때는 '찔레', '달래' 같은 꽃 이름을, 또 고등학교 때는 세례명을 떠올렸다. 그러던 이 경감은 50살이 된 스스로에게 '풍경'이라는 새 이름을 선물했다.
이 경감은 "바꾼 이름을 사람들이 좋아해주니 자신감이 생기더라"며 "그 힘에 작가 등단도, 기타 연주도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 경감은 어느덧 33년을 근무한 베테랑이 됐다. 대구 여성 경찰관으로는 처음으로 파출소에 배치되고, 이후 경제범죄수사팀에 자원해 14년간 수사 업무를 맡기도 했다. 도전과 노력의 연속이었던 공직생활에서, 이 경감을 버티게 해준 것은 글의 힘이었다.
이 경감은 "처음에는 글을 쓰며 많이 울기도 했다. 그렇게 토해내니 글이 진솔해지고, 이걸 다시 읽어보니 마음이 가벼워지는 게 느껴졌다"며 "본격적으로 글을 쓴 뒤부터 '표정이 밝아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웃었다.
정년을 3년가량 앞둔 이 경감은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경감은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기 전까지 경찰 업무 중 겪은 일화를 엮은 책 한 권을 더 출간하고 싶다고 했다. 정년 후에는 그간 쓴 모든 글들을 갈무리해, 세 번째 출판에 도전하겠다고도 했다.
이 경감은 "글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글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을 계속 보듬어주고 싶다"며 "아직은 세상이 따뜻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느끼고,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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