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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캄보디아 범죄 혐의자는 모시고 피해자는 외면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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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캄보디아에서 전세기로 송환(送還)된 64명의 한국인 모습이 전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얼핏 보면 캄보디아 국제 범죄 조직에 의한 한국인 피해가 급증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한국 정부가 발 빠르게 대응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실체는 범죄 단지에서 중국 조직의 지시에 따라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사기) 등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현지 경찰에 체포된 범죄 피의자(被疑者)였다. 캄보디아 범죄 단체에 억류된 것으로 보이는 한국인 1천여 명은 전혀 송환되지 않았다. 범죄자를 세금 들여서 전세기 띄워 모셔온 꼴이다.

정부·여당의 '정치 쇼'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에게서 정점(頂點)을 이뤘다. 김 의원은 "한국 청년 3명을 구출했다. 첩보전을 펼치듯 대한민국 청년 구출 작전을 했다"면서 영웅담을 자랑했다. 그러나 현지 교민은 SNS를 통해 김 의원의 행적을 하나하나 반박하면서 "정치인의 쇼맨십은 교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했다. 특히 구출했다는 청년의 문신(文身) 가득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피해자가 아닌 범죄자를 구출했다는 비아냥이 나왔다. 목숨 걸고 탈출한 한국 청년의 간절한 도움을 현지 대사관 직원이 "문 닫으니까… 도움을 줄 수 없다"고 거절하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 청년이 방송국 기자와 연결되지 않았다면 어떤 참혹(慘酷)한 피해를 당했을지 알 수 없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매년 수천 명 이상의 한국인이 캄보디아로 출국 후 귀국 기록이 없다. 캄보디아 이민청 통계는 한국 정부 통계보다 2배나 많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밀항이나 제3국 경유 입국자가 많기 때문이다.

중국인이 주도하는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제 범죄 조직에 의한 한국인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정부는 범죄 피해자를 데려온 것을 '구출'한 것처럼 포장하는 '정치 쇼'를 할 게 아니라 범죄 피해 국민을 진짜 구출하는 근본적이고 강력하며 확실한 대책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제대로 된 정부라면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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