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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합의문 없는 정상회담, 의심받는 한국 외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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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頂上會談)에 이어 한중 정상회담까지 합의문에 기초한 공동성명이나 공동기자회견 없이 끝났다. 특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무려 11년 만에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하는 성과가 있었다. 한중 관계 발전이 안정적 궤도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우회적이고 유화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외교적(外交的) 수사(修辭)의 특징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합의문이나 공동발표문 없이 정상 간 대화를 액면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의 비핵화, 중국의 서해 구조물 설치, 한한령 해제 등 민감한 사안도 한중 정상회담에서 다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언급은 중국 측 발표에 아예 없었고, 다른 사안도 구체적인 해법이나 성과는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잘해 보자"는 식이었다. 성과라면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MOU(양해각서) 등 6개의 MOU를 체결한 것이 전부다.

합의문 없는 정상회담의 한계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나타난 '엇박자'가 잘 보여 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 되었다고 발표했지만, 하루 만에 전체 투자 금액, 투자처, 쌀·쇠고기 등 농산물 개방 여부 등에 대해 한미 양측에서 서로 다른 주장이 쏟아졌다. 정상회담 이후 서로의 이견(異見)을 해소하고 최종 합의문(合意文)을 작성하기까지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양국 정상의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달 하순 두바이 에어쇼에 참가하는 한국 공군 '블랙이글스'가 일본 자위대 공군기지에서 급유받는 방안이 독도 비행을 이유로 무산됐다는 소식 또한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 공군기에 대한 첫 급유가 실현되면 향후 상호 군수지원 협정을 비롯해 양국 간 방위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외교적 성과는 문서의 형태로 최종 완성된다. 한국 외교의 반성(反省)과 분발(奮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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