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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주한미군·핵잠수함·AI까지…한미, 미래동맹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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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부터 국방까지 협력범위 확대…"한국 조선소, 미 해군 함정도 건조"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관세·안보 협상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관세·안보 협상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최종 합의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양국 간 최대 현안 중 하나였던 무역·안보 협상이 마침내 타결됐다.

양국이 지난 2차례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공동 작성한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 Sheet)'가 공식 문서로 최종 마무리되면서, 복잡한 통상 현안과 민감한 안보 사안이 동시에 정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직접 브리핑에 나서 협상의 주요 내용과 그 의미를 국민에게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경제와 안보의 최대 변수 중 하나였던 한미 통상 및 안보 협의가 최종 타결됐다"며 "한미 양국이 상식과 이성에 기반해 호혜적인 결과를 도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는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먼저 "양국이 협상 결과를 담은 공동설명자료, 조인트 팩트시트를 문서화하는 작업이 완료됐다"고 전하며 대통령이 직접 내용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현장에서 함께 뛰어준 기업인과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정부를 믿고 응원해주신 국민께 대통령으로서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할을 언급하며 "좋은 경쟁에는 훌륭한 파트너가 있어야 하듯, 이번 협상의 의미 있는 결과 도출에 트럼프 대통령의 합리적인 결단이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상에서 가장 주목되는 결과 중 하나는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관련된 사안이다.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대한민국의 숙원이자 한반도 안보의 핵심 자산인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기로 공동 뜻을 모았다"며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상선은 물론 미 해군 함정조차 한국 내에서 건조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 방안도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한미동맹의 군사적 측면도 강조됐다.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과 확장억제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공약이 재확인됐으며, 한국의 국방력 강화와 전작권 환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의지에 미국이 강력히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설명도 함께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한미동맹은 안보와 경제, 첨단 기술을 포괄하는 미래형 전략적 포괄 동맹으로 발전하게 됐다"며 "조선·원전 같은 전통 전략 산업은 물론 인공지능·반도체 등 미래 산업까지 양국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조인트 팩트시트에는 '한국의 산업이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프로젝트에 한해 투자를 진행한다'는 문구가 명시됐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 제기됐던 '사실상 공여가 아니냐'는 우려는 불식됐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한미 협상이 안보를 넘어 첨단산업 협력으로까지 확대된 배경에는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분야에 과감한 투자와 함께 세계 최고 기업인 엔비디아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AI 격차 해소를 위한 글로벌 협력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민국을 '아시아의 인공지능 수도'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인공지능 활용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공동 번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최근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중관계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경주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경제 협력 강화와 지속적인 교류에 뜻을 모았다"며 "양국 간 협력을 저해하는 요소들에 대해선 시간을 두고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질서가 대전환의 터널로 진입하고 있다"며 "AI 혁명, 기후위기, 인구 문제 등 수많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사회에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고 오직 국익만이 영원하다"는 말로 외교 정책의 기본 방향을 재차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발표를 자신이 직접 진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협상이 문서로 마무리되기까지의 과정을 언급하며,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사안임에도 힘의 논리에 의해 우리의 의사가 일방적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에서조차 '빨리 합의하라', '요구를 빨리 들어줘야 한다'는 압박이 컸다"며 "진정 국익을 생각한다면 외교 협상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협상 지연에 대해선 "우리가 가진 유일한 힘은 버티는 것"이라며 "상대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손실을 줄이기 위한 비자발적 협상이었기에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 말미에는 언론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이번 협상은 매우 어려운 협상이었지만, 현장의 언론인 여러분이 협조해줘 큰 힘이 됐다"며 "앞으로도 경제적, 문화적, 군사적 역량을 강화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 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한국 기업과 국민이 해외에서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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