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놓인 긴 레일 위, 공 하나가 놓여있다. 작품 '공-차기-산책자'는 관람객이 레일 위를 공과 함께 걸으며 '걷기'라는 움직임을 통해 일상적인 공간을 다르게 사유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동그라미를 잘 굴리는 방법 (1), (3)'은 공 굴리기로 인한 움직임을 시각적 흔적(드로잉)으로 남겨, 관람객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의도와 우연의 경계를 탐색하게 한다. 이처럼 김예솔 작가는 드로잉과 회화의 전통적 언어를 확장하며, 도구와 신체적 행위를 매개로 한 감각적 경험을 탐구한다.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 갤러리 명봉에서 24일부터 열리는 기획전시 '하이퍼-센스(Hyper-Sense): 초감각의 세계'는 다섯 가지 감각에 익숙하게 의존하는 우리의 지각이 예술을 통해 그 한계를 넘어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되는 가능성을 살펴본다.
전시에 참여하는 김예솔, 김은정, 노순천, 윤지영 작가는 감각과 인지가 교차하며 빚어내는 새로운 세계의 구조에 주목하며, 관람객이 능동적으로 작품에 참여하고 몰입하게 한다.
김은정 작가는 촉각이 불러일으키는 감정과 기억의 층위에 주목하며, 천과 실 등 유기적인 재료를 반복적으로 겹치고 쌓아 올리는 수행적 행위를 통해 내면의 시간과 감정을 시각화한다.
작품 '아울(Aul)'은 손바닥 크기의 세포와 같은 형상들이 공간 안에 증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눈으로 감촉을 연상하고 덩어리들을 만지며 비언어적 소통과 관계의 시작점을 질문하게 된다.
노순천 작가는 소리와 조각의 관계를 탐구하며,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공간과 진동의 상호작용을 시각화하는 '소리 조각(Sound Sculpture)'의 영역을 구축한다. 출품작 '떠는 쇠'는 인간이 감지할 수 없는 저음으로 철판을 공진(共振)시켜 그 위의 쇠붙이들이 마찰음을 내도록 설치해, 보이지 않거나 들리지 않는 진동의 영향을 가시화한다.
윤지영 작가는 시각과 청각의 경계를 연구하며 이미지와 소리의 파동적 관계를 시각화하며, 모든 것이 진동과 울림으로 존재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파동하는 이미지_철쭉'에서는 꽃의 크기와 위치를 음의 강도와 높이에 대응시켜 악보로 전환하고, 주변 환경음을 악기로 사용해 중심 음계를 만들어낸다.
전시 기간에는 연계 체험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된다. 갤러리 금호 로비에서 진행되는 '감각의 상자'는 보이지 않는 상자 속 물건을 촉각으로만 느끼고 그 경험을 드로잉으로 표현하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감각진단서'는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내가 세상을 인식하는 주요 감각 유형을 발견하고, UV펜으로 기록하며 작품과 나의 감각적 연결점을 찾아볼 수 있다.
전시는 내년 1월 3일까지 이어지며 일요일은 휴관한다. 053-320-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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