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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온몸 괴사' 부사관 아내 유족 "매일 장모에 전화해 안심시켜…가족 못오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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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자료 이미지. 연합뉴스
경찰 자료 이미지. 연합뉴스

경기 파주시에서 부사관의 아내인 30대 여성이 장기간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심각한 욕창과 감염 상태로 발견된 뒤 결국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유족들은 "몸 구멍날 정도로 썩고 구더기가 들끓었다"며 시신이 처참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지난 17일 오전 8시 18분쯤 파주시 광탄면에서 "아내의 의식이 혼미하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30대 여성 A씨는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은 채 이불을 덮고 있었고, 전신이 오물로 뒤덮여 있었다.

하지 부위는 욕창과 감염이 깊게 진행돼 피부 괴사까지 발생한 상태였다.

A씨는 병원 이송 도중 한 차례 심정지가 왔고, 응급치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인 18일 세상을 떠났다.

병원 의료진은 심각한 욕창 부위 등을 근거로 방임 정황을 의심해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남편 B상사는 중유기 혐의로 긴급체포됐고, 군인 신분임을 고려해 사건은 군사경찰로 이관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B상사는 지난 8월 이후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거동이 불편해진 아내에게 의료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약 3개월 동안 욕창이 악화됐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이다.

유족들은 JTBC를 통해 A씨를 발견했을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설명했다. 유족 측은 "A씨가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은 상태로 발견됐고, 몇 달 동안 방치된 것으로 보였다"며 "몸 곳곳이 괴사하고 구더기까지 가득했다"고 전했다. 이어 "비교적 통통했던 동생이 뼈가 보일 정도로 말라있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B상사는 평소 "아내를 잘 돌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장모에게 매일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족들이 방문 의사를 밝히면 "아내가 공황장애 때문에 사람을 만나면 발작을 하며 쓰러진다. 가족들이 집에 오면 죽겠다고 한다"고 만류했다고 한다.

B상사는 조사 과정에서 "아내가 탈취제와 인센스 스틱을 머리가 아플 정도로 피워서 썩는 냄새를 맡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단순 유기가 아니라 사실상 방치에 의한 살인"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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