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비책이라며 꺼내든 종전안에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러시아에게만 유리하게 만들어졌다는 국내외 비판의 목소리다. 반발이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수정도 가능하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런 가운데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안 제시를 예고했다.
◆美 새 종전안, 러시아만 환영
4년 가까이 이어진 러-우전쟁을 끝내자며 트럼프 대통령은 '28개항 평화계획' 초안을 내놨다. 그러고는 오는 27일이 평화협상안 체결 최종시한으로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가 이 말을 한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유럽 정상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등 러시아에 유리한 조항이 상당 부분 반영된 탓이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가 평화협상안 체결 속도전에 나섰다고 전했다. 다만 평화협상안이 러시아의 요구에 집중됐다는 비판도 다뤘다.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루한스크·도네츠크 지역과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기에 러시아가 합병을 주장하는 남부 헤르손, 자포리자 지역도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하자는 내용도 들어갔다. 초안대로라면 이 지역 역시 러시아의 영토가 된다.
이외에도 '28개항 평화계획' 초안에는 ▷전후 재건을 위한 국제 자금 조달 ▷트럼프가 의장으로 이끄는 평화위원회 설치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차단 ▷우크라이나 군 규모 제한 ▷미국의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초안의 상당 부분이 과거 우크라이나가 협상 과정에서 거부한 바 있던 조항이라는 점이다.
유럽 주요국 정상들도 평화협상안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상당히 익숙한 아이디어를 포함하고 있다"며 "단순히 미국의 제안만으로는 될 수 없는, 더 광범위한 협의가 필요한 많은 것들이 있다"고 말해 추가 논의가 반드시 있어야 함을 시사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자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고 유동적"이라고 밝히며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평화협상안에 극심한 온도차 보인 러-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대표는 협상안을 두고 "우크라이나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민 '28개항 평화계획'을 막후에서 조율한 인물로 알려진 그는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평화 계획을 공격하는 사람들이 끝없는 전쟁에서 어떻게 이익을 취하는지 주의 깊게 지켜보라. 전쟁광들은 아마도 '황금 변기'를 원할 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에서 평화 계획이 최종 합의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 미국과 세부 내용을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 심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협상안에 우크라이나는 즉각 난색을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존엄성을 잃거나 핵심 동맹국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거나 어려운 조항 28개를 받아들이거나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적에게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구실은 절대 주지 않을 것"이라며 "최소한 우크라이나인의 존엄성과 자유가 박탈되지 않도록 싸울 것"이라고 했다. 국민들에게는 국가적 단결도 촉구했다. 최근 최측근이 연루된 에너지 기업 부패 사건으로 여론의 불만이 높아진 상황을 잠재우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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