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가 국정과제에 들어간 것은 처음인 만큼, 앞으로 많은 힘이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정원조 경북연구원 환동해정책센터장은 24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에너지 자원 개발과 국방력 강화를 위한 북극항로 개척 방향성을 알렸다.
강연에서는 대구경북의 유일한 항구인 영일만항은 미완성 상태인 데다 물동량이 부족해 화물 수요 창출을 위한 수송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이어졌다. 정 센터장은 우드펠릿·바이오에너지부터 크루즈·국제여객까지 7개 품목의 수요를 제시하고 이에 따른 전략 화물 시나리오를 설명했다.
이외에도 정 센터장은 현재 영일만항을 해상풍력 지원 항만, 탄소중립 항만, 동해 석유·가수 전진기지, 컨테이너·잡화부두 네 방면으로 개발하고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극항로 관련 당면 과제로는 ▷영일만항 확장·북극항로 복합물류망 구축 등 인프라 확충 ▷산업 클러스터 구축 ▷북극항로 전략특구 지정·광역 거버넌스 기관 설립 등 정책 지원을 꼽았다.
이어 발표를 맡은 최수범 사단법인 한국북극항로협회 사무총장은 "요즘에는 미래를 보는 사람들이 북극을 간다"며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북극항로를 개척해야 하는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최 사무총장은 "북극바다는 얼음이 계속 녹고 얼기 때문에 6월에서 11월 사이에는 배가 갈 수 있으며, 백야가 있어 선원들이 시야를 확보하기 쉽다"며 "배가 갈 수 있다는 점은 사업이 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북극은 기후·자원·항로·안보가 중첩되는 신 전략 공간으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표에 따르면 북극해에는 세계 천연가스 30%, 석유 13%, 희토류 30%가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북극해에서는 러시아, 중국, 미국, EU의 4강 패권이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 최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선제적으로 북극항로 개척에 뛰어들었으며, 미국이 후발주자로 나서고 있다고 알렸다. 이에 반해 유럽의 경우 대부분의 국가가 북극 환경과 규범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고 이곳에 배가 다닐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고 했다.
최 사무총장은 "국내에서는 많은 전문가들을 비롯해 해양수산부에서조차도 북극항로 개척은 안 된다고 했지만, 올해 중국 닝보에서 출발한 배가 21일 만에 영국에 도착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현대는 속도전인데, 우리나라가 북극곰을 지켜야 한다는 논쟁을 하느라 시간을 끌 때 중국은 일반 배로 세계 최초 북극항로 개척을 이뤄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불안정한 남중국해 등을 통과해서 자원을 가져오는 대신 북극항로에서 물류를 가져오면 거리도 짧고 지정학적 이슈도 해결할 수 있는 등 이점이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북극항로 활성화 특별법 마련 등 제도적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 사무총장은 "북극을 지렛대로 삼아 기민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아쉬운 상황"이라며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개인의 이익을 넘어서 국가 전체가 한 팀이 돼 이 시대의 큰 파도에 올라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댓글 많은 뉴스
李대통령 "무인기·대북방송 바보짓…北 쫓아가서라도 말붙여야"
가덕도 입찰 재개하는데…대구경북신공항 운명은?
이 대통령, 남아공 동포들에 "또 계엄할까 걱정 않도록 최선"
"尹, 국정원 업무보고 자리서 폭탄주에 취해 업혀 나왔다…테이블마다 '소폭'말아"
한라산에서도 중국인 대변 테러…"하산하다 토할 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