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이런 짓을? 깜짝"…엉거주춤 배관 타던 빈집털이범 구속

지난달 28일 오후 1시쯤 경기 시흥시 정왕동의 한 아파트 1층 세대에 침입하는 남성의 모습.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아파트 단지의 가스 배관을 타고 가정집에 침입해 금품을 훔친 20대 남성이 비번 소방관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2일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1시쯤 시흥시 정왕동의 한 아파트 1층 세대에 무단 침입해 40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혐의(절도·주거침입)로 구속돼 조사받고 있다.

A씨는 단지 주변을 서성이며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창문이 잠겨 있지 않은 세대를 발견한 뒤 가스 배관을 타고 1층 창문까지 올라가 집 안으로 침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마침 주차를 한 뒤 차량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김포소방서 소속 박용호 소방장이 A씨의 행동을 목격했다.

박 소방장은 가스 배관을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즉시 112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영상에는 A씨가 어정쩡한 자세로 배관을 밟고 벽을 타고 오르다 창틀로 몸을 밀어 넣는 장면이 고스란히 포착됐다.

박 소방장은 "주차를 하고 잠깐 핸드폰 보면서 쉬고 있었는데 뭐가 왔다갔다했다"며 "우연히 차를 세운 자리가 침입한 창문 바로 앞이라 범행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고 KBS에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돈이 필요했다"며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게 여러 차례 동종 전과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뒤 법원으로부터 발부 받았다.

경찰은 최근 가스 배관을 이용한 침입 범죄가 잇따르자 원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가시 덮개 설치 등 예방 조치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