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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조두진] 조진웅 vs 장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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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배우 조진웅 씨의 '30여 년 전 범죄'와 '은퇴' 선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그를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Victor Hugo) 소설 '레 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Jean Valjean)'에 비유해 한때 잘못에 '영원한 낙인(烙印)'을 찍는 것이 옳으냐는 사람들도 있고,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속죄하며 조용히 사는 것도 아니고, 명성과 부를 누리며 '정의'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대접받아서는 안 된다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장발장'을 흔히 '굶주린 조카들을 위해 빵을 훔쳤는데, 너무 가혹한 처벌(19년 감옥살이와 끝없는 배척)을 받은 사람'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작가가 '장발장'을 통해 던진 질문은 그처럼 간단하지 않다.

빵을 훔친 죄로 감옥에 갇힌 장발장은 여러 번 도주를 시도해 19년 감옥살이를 하고, 조건부로(전과자 신분증을 소지하고 이동할 때, 숙소를 구할 때, 일자리를 구할 때 제시해야 함) 가석방된다. 사회는 전과자라는 이유로 배척하고, 그는 절망 속에 방황한다.

결국 장발장은 '마들렌'이라는 가명과 새로운 신분으로 위장한다. 일종의 '탈옥'인 것이다. 새 신분으로 그는 사업에 성공하고, 한 도시의 시장(市長)이 되어 선한 행정을 펼친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돕는다. 하지만 법집행관 자베르는 끊임없이 장발장을 추적한다.

어느 날 장발장과 용모가 닮은 부랑자가 '장발장'으로 오인, 체포돼 처벌받을 위기에 처했다. 장발장은 고민한다. 침묵하면 자신은 시장 신분으로 선한 행정을 베풀고 더 많은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고, 명예도 지킬 수 있다. 진실을 밝히면 다시 죄수가 되고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러나 누명(陋名) 쓴 사람을 구할 수 있는 길은 자신이 장발장임을 밝히는 것뿐이다.

장발장은 고민 끝에 재판정에 간다. "저 사람이 아니라, 내가 장발장입니다." 이로써 장발장은 과거의 죄인이 아닌 윤리적 인간으로 거듭난다. 법적 처벌이 아니라 스스로 벌함으로써 구원(救援)받고 거듭나는 것이다. 조진웅 씨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독자들은?

빅토르 위고는 묻는다. "당신 영혼은 어느 쪽입니까?" 이는 제도 및 사회적 처벌과 별개다. 조진웅 씨에 대한 법적 처벌은 끝났다. 그러나 영혼의 대답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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