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풍향계인 마이크론이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오라클발(發) AI 거품론이 상존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국내 반도체 투톱에 대한 전망을 밝게 점친다.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은 136억 4000만 달러(약 19조 원)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57% 증가한 수치로 월가 예상치인 128억~130억 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4.78달러를 기록해 예상치 3.93달러를 20% 이상 웃돌았다.
무엇보다 시장이 주목한 건 매출 가이던스다. 다음 분기(12~2월) 매출 가이던스로 시장 예상치(144억 6000만달러)를 30%가량 상회하는 187억 달러를 제시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업계를 선도하는 HBM4를 포함해 2026년 전체 HBM 공급에 대한 가격 및 물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주요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만큼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거품론 우려 속에서도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기존에는 삼성전자 83조원, SK하이닉스 75조원 수준으로 두 회사의 합산 연간 영업이익이 15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암묵적인 시장 컨센서스였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세 속에 두 회사 합산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연간 영업이익 기록은 2018년 58조8900억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3조4673억원이다.
내년 D램과 낸드가 15~20%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 속에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을 107조6120억원으로 예상했다. iM증권은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93조8430억원으로 제시했다.
최근 AI 산업에 대한 수익성 논란이 지속되면서 지지부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삼성전자에 대해 "기존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4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JP모건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6만원으로, SK하이닉스에 대해선 70만원에서 80만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JP모건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빅테크들의 AI 투자가 내년에도 크게 증가해 한국·대만의 하드웨어 공급망이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온디바이스 AI 기능 확대로 스마트폰과 PC 수요도 반등하면서 내년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올해보다 57%, 낸드는 27% 상승할 것"이라고 점쳤다.
증권가에선 내년도 증시 역시 반도체 대형주가 견인하는 상승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맥쿼리증권은 "현재 우리는 역사상 최악의 메모리 공급난에 직면해 있고 향후 2년간 공급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도의 상승장을 예측했다.
다만 시장에선 AI 거품론이 지속되고 있다. 마이크론 호실적이 공개된 이날 오라클이 짓고 있는 AI 데이터센터에서 핵심 투자자가 이탈했다는 소식에 대규모 AI 설비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확산했다.
호실적을 낸 마이크론은 시간외에서 8% 급등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18.14포인트(-1.81%) 내린 2만2693.32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관련 악재에 휘말린 오라클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AI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AI에 대해 환호하는 국면에서 벗어나 엄격한 검증에 나서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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