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대규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 해지 소식에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겠지만 실적 영향이 크지 않은 만큼 중장기 성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전 9시 24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78% 하락한 38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FBPS와의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 해지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공시를 통해 고객사인 FBPS의 배터리 사업 철수에 따라 지난해 4월 체결한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상호 합의로 해지했다고 밝혔다. 해지 금액은 공시일 환율 기준 약 3조9217억원으로 2031년 말까지 예정됐던 전체 계약액 가운데 이미 이행된 물량을 제외한 잔여분에 해당한다.
FBPS는 독일 프로이덴베르크 그룹 계열사로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에서 배터리팩 조립을 위한 기가팩토리를 운영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배터리 모듈을 공급받아 이를 팩으로 조립한 뒤 북미 상용차 업체에 납품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배터리 사업 철수를 검토하며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 해지는 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 OEM 사업과는 거리가 있는 신시장 과제 정리에 가깝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해당 프로젝트는 포드·GM·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업체를 담당하는 자동차 사업부 내 OEM 조직이 아닌 상용차 중심 신규 시장을 담당하는 팀에서 추진해온 사업이다. 승용차가 아닌 대형 버스·트럭 등 상용차용 배터리 팩커를 대상으로 한 공급 계약으로 회사의 주력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낮다는 평가다.
설비 및 재무 리스크도 크지 않다. 이번 계약은 특정 고객을 위해 전용 라인을 신설하거나 설비를 맞춤형으로 개조한 사업이 아니라 기존 공용화 라인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과제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계약 해지로 인한 라인 가동 중단이나 유휴 설비 발생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매출 기여도 역시 제한적이다. 지난해 2분기 계약 체결 이후 현재까지 발생한 누적 매출은 약 1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계약액 대비 약 3%에 불과하다. 내부적으로도 사업 진행 속도가 더딘 과제로 분류돼 2026년 이후 주요 매출 계획에 크게 반영되지 않았으며 전용 연구개발(R&D) 비용이나 설비 투자가 수반되지 않아 계약 해지에 따른 자산 손상이나 위약금 등 추가 비용 부담도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장기 성장 로드맵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도 강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오창 공장에 이어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2027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리비안, 벤츠(2개 프로젝트) 등과 진행 중인 46파이 수주 과제 역시 변동 없이 추진 중이다. 내년 성장의 핵심 축은 전기차(EV)보다는 ESS(에너지저장장치)와 소형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포드와의 9조6000억원 규모 계약 해지에 이어 FBPS 계약 해지까지 더해지며 수주 잔고 감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연평균 환산 기준으로 보면 이번 FBPS 계약의 예상 매출은 2027년 이후 전체 매출 전망 대비 2%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도 실질적인 실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FBPS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 OEM 사업이 아닌 상용차 중심 신시장 과제로 특정 고객 전용 설비나 추가 투자가 수반되지 않은 프로젝트"라며 "공용 라인을 활용한 사업이어서 계약 해지에 따른 설비 리스크나 재무 부담은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주가 변동성은 이어지고 있지만 ESS 업황과 중장기 실적 가시성에는 변화가 없다"며 "2027~2028년 기준 ESS 기반 이익과 AMPC 효과를 감안하면 전사 순이익 방어가 가능하고 현 시가총액 수준에서는 전기차 부진을 상당 부분 반영한 상태로 조정 시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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