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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아보니 행복이다] 문희종·길은미 부부 "가족봉사단 활동하며 경험·추억 쌓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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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이 준비해주는 생일 이벤트
사춘기 맞은 세 자녀..양상도 다 달라

올해 첫 날을 영덕해맞이공원에서 맞은 문희종·길은미 부부가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하트 손모양을 그리고 있다. 길은미 씨 제공
올해 첫 날을 영덕해맞이공원에서 맞은 문희종·길은미 부부가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하트 손모양을 그리고 있다. 길은미 씨 제공

LG전자 통합관제센터에 근무하는 문희종(44) 씨와 특수교육자원봉사자로 일하는 길은미(43) 씨는 경북 칠곡군에 살고 있다. 자녀는 총 셋이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준혁, 중학교 3학년인 준서, 초등학교 5학년 채원 등 아들 둘에 딸 하나다. 부부는 둘 다 오남매로 자랐다. 형제자매가 많다는 게 살아가면서 어떤 힘이 되는지 그 소중함을 알기에 결혼 전부터 아이를 많이 낳아야겠다 생각했다. 길은미 씨는 "처음엔 5남매를 낳아야지 했는데 막상 키우면서 힘들기도 하고 여러 사정이 생겨 3명만 낳게 됐다"며 "근데 막둥이 딸을 낳고 보니 지금은 딸이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아쉬운 마음도 크다"고 했다.

지난해 1월 거창국민여가캠핑장에서 눈을 맞고 있는 문희종·길은미 씨 가족. 길은미 씨 제공
지난해 1월 거창국민여가캠핑장에서 눈을 맞고 있는 문희종·길은미 씨 가족. 길은미 씨 제공

◆인성 강조 교육…배려 몸에 배

문희종·길은미 부부는 자녀 각각의 특성을 설명하며 이에 맞춘 별명도 함께 들려줬다. 첫째 준혁은 '똑똑맨'이다. 이 집에서 공부를 제일 잘해 붙여진 이름으로 여리고 속 깊은 천상 장남이다. 둘째 준서는 '긍정맨'이다. 매사 낙천적인 성격으로 정이 많고 아낌없이 양보하며 주변에 돈도 잘 쓴다. 이 집의 고명딸 셋째 채원은 '시크 블랙걸'이다. 웃음과 애교가 많고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소녀 감성이지만 의상 만은 온통 블랙 색상만 고집하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부부는 "아이들 하나하나 다 성격이 다르고 하고자 바도 다르지만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챙겨주려고 하는 것은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며 "타고난 것도 있지만 평소 인성을 강조하는 가정교육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별다른 교육법은 없다.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인사 잘 하라는 얘기가 전부다. 간섭도 크게 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원하는 게 뭔지 탐구해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맡긴다. 부모의 역할이라면 아이들이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할 때 포기하고 무너지지 않게 따뜻하게 손 잡아주는 것 정도다.

지난해 8월 여행지에서 찍은 문희종·길은미 씨 가족의 스티커 사진. 길은미 씨 제공
지난해 8월 여행지에서 찍은 문희종·길은미 씨 가족의 스티커 사진. 길은미 씨 제공

◆칠곡군자원봉사자대회서 최우수가족 뽑혀

'경험이 인생의 큰 자산'이라 생각하는 부부는 자녀들에게 많은 경험을 시켜주려 노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이 배우는 바도 적지 않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온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주말 등 휴일 밖에 없다. 아이들도 학업으로 바쁘고 아빠 문희종 씨도 업무 성격상 늦은 시간에 퇴근하기 때문이다. 엄마 길은미 씨도 최근 일을 시작해 여유가 없기는 매한가지다.

이 때문에 주말에는 무조건 집에 있지 않고 어디든 바깥으로 나간다. 계절이 바뀔 때면 계절을 느끼러, 해가 바뀌면 해돋이 보러, 그냥 훌쩍 바다를 보러 떠나는 식이다. 시간이 많지 않을 때는 동네 근처라도 차를 타고 드라이브 갔다 온다.

이들 가족은 틈틈이 가족봉사단 활동도 열심히 한다. 환경관련 교육 및 봉사, 벽화 기초 도색, 나라사랑 실천, 연탄봉사, 지역행사 봉사 등이 그것이다. 2024년 칠곡군자원봉사자대회에서 최우수가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청소년가족봉사단 무조건 이용권을 받았고, 엄마 길은미 씨는 칠곡군청소년가족봉사단 단장으로 활동했다.

길은미 씨는 "가족봉사단 활동은 '봉사'라는 이름으로 가족이 하나 될 수 있다는 점에 끌려 시작하게 됐다"며 "또 하나는 아이들의 휴대폰 사용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여볼까 싶어 참여하게 된 것도 솔직히 있다"고 말했다. 셋째 채원은 "엄마아빠, 오빠들과 함께 봉사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봉사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하구나 하는 것"이라며 "봉사하시는 분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존경심도 갖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1월 거창월성우주창의과학관에서 찍은 가족사진. 길은미 씨 제공
지난해 1월 거창월성우주창의과학관에서 찍은 가족사진. 길은미 씨 제공

◆사춘기 양상 제각각…도 닦는 심정

"하나를 키우든 둘을 키우든 육아는 다 힘든 거 같아요." 다자녀가정 부모들의 공통된 소회다.

길은미 씨도 똑같은 마음이다. 자녀 셋 다 사춘기라 더욱 그렇다. 문제는 사춘기 양상이 제각각 달라서 맞춰주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사춘기에 대처하려고 여러 서적을 보며 공부도 하고 했는데 지금은 도 닦는 마음으로 '이것 또한 추억이다' 하며 지내고 있다"고 했다.

1호 큰아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사춘기가 왔다 지금은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 같다. 질문을 해도 '어, 아니, 몰라, 왜' 등 단답형으로 끝난다. 가장 긴 대답이 '생각 좀 해 볼께, 내가 알아서 할께' 정도다. 그래도 요즘에는 웃는 모습도 많이 보이고 조금 대화가 이어져가기도 한다.

2호 차남은 중학교 1학년 끝자락부터 시작하더니 지금 완전 피크다. 사춘기에 '중 2병'까지 겹쳤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3학년이 되면 조금 사그라지지 않겠나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첫째랑 사춘기 양상이 완전 정반대다. 첫째는 혼자 있으려 하고 무뚝뚝해지고 그랬는데 둘째는 짜증도 많이 내고 화도 많아졌다. 예민해져 있으면 '아, 건들지 말아야겠다' 조심하게 된다. 그래도 어쩔 땐 해맑은 어린아이로 돌아와 언제 그랬냐는 듯 애교도 부린다.

3호 막내는 오빠들 보다는 덜하지만 어느 날부터 짜증을 내고 화를 내기 시작했다. 초창기라 그런지 몰라도 그러고 난 뒤면 엄마한테 사과하고 뽀뽀하며 금방 푼다. 이상한 점은 검정색 옷만 고집하고 여름에도 긴 팔 옷을 입고 다닌다는 것이다. 위에 오빠들 영향이 있어 밝은 색을 안 입나 했는데 꼭 그런 것 만은 아니고 사춘기 영향도 있는 것 같다. "나중에는 까만 게 문제가 아니라 옷이 짧아질 것"이라는 주변 엄마들 말을 듣고보면, 그나마 지금이 다행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세 아이 모두 사춘기 표출법이 제각각이긴 해도 공통점이 딱 하나 있기는 하다. 바로 사진 찍기를 거부한다는 것. 그래서 사진 한 장 찍으려면 사정을 해야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군말 없이 협조할 때가 있다. 생일날과 스티커사진 찍을 때다. 대신 빨리 찍어야 해서 셔터를 빠르게 많이 눌러야 한다.

문희종·길은미 씨 가족은 지난 1월 강원도 동해시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사진은 동해시의 명소 추암촛대바위 앞. 길은미 씨 제공
문희종·길은미 씨 가족은 지난 1월 강원도 동해시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사진은 동해시의 명소 추암촛대바위 앞. 길은미 씨 제공

◆추억이 많아 행복한 다둥이가족

가족이 많아 좋은 점은 서로 배우고 의지하게 되는 것, 그리고 추억거리가 많은 것이다. 추억을 이야기하며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다. 여기다 가족 수가 많으니 생일 등 기념할 날이 많고 그 내용이 풍성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 이 집 아이들은 부부의 생일이 되면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해주는데 지켜보는 부모 입장에선 이게 참 재미있다. 처음에는 첫째가 진두지휘하며 동생들에게 미션을 주고 준비를 해나갔다. 그런데 첫째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여유가 없게 되자 둘째가 그 임무를 이어받아 막내에게 지시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 모습이 어찌나 첫째랑 똑같은지 신기하면서도 귀여웠다. 이 때 지켜야 할 룰은 준비하는 모습이 어설프고 티가 많이 나더라도 절대 보고도 못 본 척 모르쇠로 일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연기자가 돼가고 있는 기분이다.

길은미 씨는 "한번은 제 생일 전날에 남편이 귀띔하길 아이들이 요리한다고 다음날 아침부터 시끄럽게 할 건데 그래도 자는 척 하라고 해 아이들이 깨우러 올 때까지 꼼짝도 못하고 있다 금방 깬 것 마냥 연기한 적 있다"고 했다. 사실 그는 소리에 무척 예민한 편이다. 그러나 그게 무슨 대수인가. 그동안 아이들이 생일 때 미역국은 기본이고 이런저런 음식 많이 해준 것을 떠올리면 고맙고 기특해 울컥하게 된다.

아이들의 표시 나는 이벤트는 아빠 생일에도 여지 없다. 집에 불이란 불은 다 끄고 숨어있다 아빠가 현관으로 들어서면 케이크 들고 나와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어찌 보면 조금 심플한 것 같기도 하지만 아빠 차가 도착하나 집 창문으로 수십 번 동태를 살피고 촛불이 꺼질새라 숨은 물론 새어나오는 웃음까지 단속하는 그 모습을 보노라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3대가 함께 하는 가족봉사단 꿈꿔

문희종·길은미 부부의 평소 바람은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늘 말과 행동을 조심하며 살아가고 있다.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부모이고 싶다.

퇴직 후의 꿈은 캠핑카를 하나 장만해 이곳 저곳 여행하며 사는 것이다. 여기에는 당연히 자녀들도 포함되지만 아이들이 크면 각자 생활이 있을 테니 최대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또 다른 바람은 세월이 가도 계속해서 가족봉사단 활동을 하며 지내는 것이다. 아이들이 커서 결혼하면 그 아이들도 함께 3대가 말이다.

다자녀가정 지원책과 관련해서는 '여행지에서의 다자녀 할인'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부부는 "요즘 세상에 여행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일상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우리 가족도 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국내 주요 여행지에서 다자녀가정 할인이 다양하게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아이들이 청소년기가 되니 금전적으로 다소 힘들어졌다는 고민도 전하면서 "가계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자녀가정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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