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회생 서류를 접수한 게 지난달 9일입니다. 그런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난 16일까지 일주일 동안 물건을 입고하라고 독촉했습니다. 이게 계획적인 사기가 아니면 뭡니까?"
경북 구미의 유망 향토기업 A사의 '기획 부도' 의혹(매일신문 2025년 12월 24일 보도)이 법원의 현장검증을 앞두고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대구지방법원 제1파산부는 15일 구미시 산동읍 A사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한다. A사 피해 협력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이날 현장에서 집회를 열고 경영진의 기망 행위를 강력히 규탄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은 A사가 법원에 회생 신청을 접수한 지난해 12월 9일부터 개시 결정 통보가 난 16일 사이, 이른바 '침묵의 일주일'에 있다.
비대위 측은 A사가 이미 법적 절차를 밟고 있었음에도 이를 철저히 숨긴 채 협력사에 납품을 강요했다고 주장한다. 비대위 관계자는 "16일 법원에서 서류가 날아오기 전까지, 회사 측은 제품이 완성되기도 전인데 '입고시키라'며 독촉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결제일이 회생절차 개시 결정 당일인 16일에 맞춰진 어음을 집중적으로 발행해 피해를 키웠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정말 회사를 살릴 의지가 있었다면 영세 사업자들에게까지 어음을 발행해서 터뜨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는 부채 탕감을 목적으로 한 명백한 '사기 회생' 신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 업체들의 배신감은 더 크다. 대진기계는 2020년 1월 구미시 '이달의 기업'으로 선정됐으며, 2021년에는 경북도·구미시와 400억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대표적인 향토기업이어서다.
매일신문 보도 이후 추가로 확인된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4일 기준 비대위에 참여 의사를 밝힌 27개 협력사의 피해액만 24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채권자가 156개 사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액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일부 협력사는 A사로부터 결제 대금 17억원을 받지 못해 폐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사들은 시간이 갈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비대위 관계자는 "이번 현장검증은 단순한 자산 확인이 아니라 악의적인 '기획 부도'의 실체를 밝히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법원이 회생 절차를 악용한 채무 탕감 시도를 엄격히 걸러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A사 부사장은 "고의적인 기획 부도가 아니라 투자 유치 실패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회생 신청 사실을 미리 공지하지 않은 것은 법원의 결정 전 발생할 혼선을 방지하기 위한 내부적인 조치였을 뿐이며, 이 내용을 몰랐던 실무진들이 정상적인 납기 준수를 위해 입고를 독촉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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