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가 항일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담은 '호국보훈로드' 조성안을 내놓은 가운데 지자체 협의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일부 구간을 관할하는 중구가 콘텐츠 부족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인데, 사업 방향성을 둘러싼 시각차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사업 추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남구, 대구 근현대사 엮는 관광코스 구상
19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남구청은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화운동 등 대구 근현대사 콘텐츠를 담은 호국보훈로드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중구와 남구를 가로지르는 호국보훈로드는 총 4.1㎞ 구간에 스토리텔링형 역사 문화 관광코스로 만드는 게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중구 이상화 고택에서 남문시장까지는 국채보상운동 구간을 조성해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으로 국권 회복을 도모했던 역사를 담는다. 남문시장부터 남구가 관할하는 대구고까지는 2·28민주화운동 구간으로 학생과 시민이 주도한 민주화 정신을 조명한다.
이어 대구고에서 영대병원네거리까지는 한국전쟁과 앞산 일대의 호국 의미를 담은 '앞산 호국정신' 구간, 이후 대구도서관으로 이어지는 거리는 항일 구국운동의 흐름을 되새기는 구간으로 설정했다.
각 구간에는 역사적 콘텐츠를 담은 인프라가 조성되고, 인공지능(AI) 기반 비대면 해설 프로그램이 도입된다. 또한 시민 참여형 전시와 관광 콘텐츠를 배치해 대구형 역사·관광 체험 활성화를 꾀한다.
남구청은 해당 사업을 통해 중구와 연계 관광자원 개발을 통한 전국 인지도가 높아지고, 호국 보훈 정신을 기반으로 시민 역사와 지역 정체성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광객 유입 확대에 따른 상권 활성화와 지역 생활인구 증가도 기대한다.
◆ 중구, 사업 방향성에 의문 제기
문제는 국채보상운동 구간인 '이상화 고택~남문시장'을 관할하는 중구가 사업 방향성을 두고 난색을 표한다는 점이다. 중구가 자체 검토한 '의견서'를 살펴보면, 남구가 구상한 구간에는 호국·보훈과 관련한 콘텐츠가 부족해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판단이 담겼다.
여기에 중구는 이미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역사 탐방 코스를 운영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사한 성격의 노선을 추가로 연계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중구청 관계자는 "사업 구간에 관련 콘텐츠가 없을뿐더러, 중구는 해설사가 직접 나가는 대면 방식인 반면 남구는 키오스크와 같은 AI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어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중구가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호국보훈로드 사업은 반쪽짜리로 전락할 우려가 제기된다. 대구 근현대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겠다는 당초 취지가 퇴색된다는 이유에서다.
남구의 호국보훈로드 사업을 두고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해당 구간은 평소 보행자 유동이 많지 않아 관광 수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 이날 취재진이 사업 구간 일대를 둘러본 결과, 인근 반월당 네거리와 달리 유동 인구가 현저히 적었다. 그나마 눈에 띄는 보행자들도 대중교통 이용을 위해 오가는 수준이었다.
인근 한 상인 A(40대) 씨는 "이 일대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잠시 지나칠 뿐"이라며 "어떤 콘텐츠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순수 통행 수요가 적어 상권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남구 단독으로 할 사업은 아니기 때문에 중구와 계속 협의를 지속해 나갈 생각"이라며 "해당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에 구상됐고, 빠르면 올해 추경에 예산 반영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각 구간에 구체적인 콘텐츠는 용역을 진행해 봐야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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