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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반지 끼고 법정 선 '아내 방치' 부사관…공소장엔 "아픈 아내 싫고 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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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다 → 3개월 거동 불편 → 8개월 방치…범행 축소 시도?
공소사실 전면 부인, 첫 재판 10분 만에 끝나…유족 오열

SBS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아픈 아내 몸의 심각한 상처·욕창 등을 장기간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육군 부사관 남편 A씨의 첫 재판이 최근 열렸다. 왼손에 결혼반지를 끼고 나온 A씨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모습에 유족은 오열했다. 공소장에는 "아내 상태를 전혀 몰랐다"던 A씨 최초 진술에 반하는 대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공소장 살펴보니 '방치 기간↑, 의도성 有'…남편 측은 부인

21일 JTBC보도에 따르면 A씨에 대한 공소장에는 A씨가 "(아내는)2025년 3월부터 불상의 이유로 안방 의자에 앉은 채 스스로 식사와 용변, 거동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당초 아내 상태를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사과정에서 A씨가 119 신고 당시 구급 대원에게 "아내가 3개월간 앉아서 생활했다"고 말한 사실이 밝혀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이마저도 8개월을 3개월로 줄여 말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A씨는 사건이 알려진 직후 아내 주위로 흥건한 오물과 악취 등에 대해 "음료수를 쏟은 건 줄만 알았다"거나 "(아내가) 머리가 아플 정도로 페브리즈를 뿌리고 인센스 스틱을 피워서 (악취가 나는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공소장에서 "(A씨는) 아내의 정신 질환에 싫증이 나고 짜증 난다는 이유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과자와 빵, 음료수 같은 간단한 음식만 제공한 채 용변도 치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씨 변호인은 이 같은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아직 자료를 다 살펴보지 못했다"며 증거 동의도 하지 않았다. 이에 이날 재판은 단 10분여 만에 끝났다.

법정을 찾은 유족들은 A씨를 향해 "그럴 거면 왜 왔느냐"며 울부짖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커플 반지로 한 걸 왜 끼고 있는지 뭘 보여주려고 그걸 낀 건지. 자기가 무슨 염치로 반지를 끼고 있냐"고 지적했다.

A씨의 재판 기일은 다음 달 10일이다.

◆중유기치사→살인죄 변경 기소…"죽어야 괜찮을까" 고통 호소

군 검찰은 지난달 15일 A씨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육군 수사단은 A씨에 대해 중유기치사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는데, 군 검찰이 더욱 무거운 혐의를 변경 적용한 셈이다.

형법상 중유기치사죄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살인죄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군 검찰 관계자는 혐의 변경과 관련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서 사람을 죽게 한 경우'를 살인죄를 적용해 처벌하는 법 개념이다. 현행법상 살인죄는 작위·부작위 개념을 구분하지 않고 있어, 이 경우 군 검찰은 A씨가 부작위 형태로 살인죄를 실현한 경우로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지난해 11월 17일 오전 파주시 광탄면에서 "아내의 의식이 혼미하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구급대가 도착 당시 30대 여성 B씨는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은 채 이불을 덮고 있었다. B씨는 온몸에 배변이 묻은 것은 물론, 엉덩이와 겨드랑이·등 부위에서 욕창과 감염이 깊게 진행돼 피부 괴사까지 발생한 상태였다.

B씨는 병원 이송 도중 한 차례 심정지가 왔고, 결국 다음날 숨졌다. 의료진은 심각한 욕창 부위 등을 근거로 A씨의 방치 정황을 의심,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유족들은 "B씨 몸에 방치된 상처에서 기어가는 구더기가 발견됐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A씨는 중유기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A씨가 군인 신분인 점을 고려해 군사경찰로 사건을 이관했다.

고인이 A씨에게 "병원 좀 데리고 가달라"고 부탁하는 편지를 남긴 사실도 사후 알려졌다. B씨가 생전 사용하던 다이어리에는 "죽고 싶다. 죽어야 괜찮을까"라며 고통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도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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