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초코바 샀다가 '기절초풍'; "기절초풍할 사람들"… 윤리위 구성 놓고 수렁 빠져드는 국민의힘; "美 첫 협상안에 기절초풍…"] 등 의외로 '기절초풍'이란 말을 많이 쓴다. 사실 요즘 기절초풍할 노릇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기절초풍'(氣絶超風)은 '숨 기, 끊을 절, 부를 초, 중풍 풍'으로, "숨이 끊어지고 중풍을 부를 정도로 몹시 놀라거나 겁에 질리다"라는 뜻이다. 원래 사자성어가 아니었던 것이 어떤 연유로 기절과 초풍이 만나 동거를 시작했다.
기절초풍에서의 '기'는 '기식(氣息)・호흡' 즉 '숨'을, '풍'은 '중풍'(中風)을 의미한다. '기'에는 "기운, 힘, 기세, 숨(호흡), 공기, 김, 낌새, 가스" 등 많은 의미가 있으나 기절의 경우에는, '목숨'이나 '숨넘어간다'라 할 때의 '숨'을 가리킨다. '숨이 멎으면' 뇌로 가는 혈액 흐름이 차단돼 뇌혈관에 이상이 생겨 그 기능 손상으로 '중풍을 부른다.'
먼저, '기절'이란 말은, 후한 때 왕충의 『논형』, 그리고 『한서』, 당나라 때의 『진서』에서 '숨이 멎는다' 뜻으로 나온다. 의약서인 『난경』과 동한 시기의 『금궤요략』, 남송의 진자명이 정리한 『부인양방』, 명말의 경악이 지은 「전충록・음양편」, 조선의 법의학서인 『검요』를 비롯한 『경보신편』, 『고사신서』, 『고서의언』, 『광제비급』, 『군중의약』 등의 의약서에 자주 언급된다.
이어서, '초풍'이란 말은, 서진 때 육기의 「우선부(羽扇賦)」, 북송 장순민의 「환선시(紈扇詩)」 등에 나오며 부채가 '바람을 불러오는'것을 의미했다. 이후 여러 문헌에서 '바람을 부르다', '중풍을 부르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초풍' 그리고 "중풍을 부르고, 병을 일으키다"라는 '초풍치병'(招風致病)은 중국과 한국의 전통 의약서에 보인다. 즉 북송 왕회은의 『태평성혜방』, 청대 추주의 『본경소증』, 조선의 의약서 『의방유취』, 『동의보감』, 『주촌신방』(연인본), 『의휘』 등. 인터넷에서는 초풍을 '초풍(超風)' '초풍(醋風)', '초풍(焦風)' 등으로 끌어다 붙이나 기절과 의미가 맞지 않는다.
기절초풍은 "갑자기 몹시 놀라 겁을 먹는다"라는 '기겁'(氣怯)과 통해 '기겁초풍'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담(膽: 쓸개) 기운이 약해, 신체적・심리적으로 위축돼 작은 자극에도 놀라는 것을 말한다. '기겁'을 '식겁, 질겁' 등으로도 표현한다. 아울러 기절초풍은, "마음을 놀라게 하고 눈을 휘둥그레지게 한다"라는 '경심해목'(驚心駭目), "눈에 닿는 순간 마음을 놀라게 한다"라는 '촉목경심'(觸目驚心)과도 통한다.
그런데, 언제 기절과 초풍이 결합했을까? 한마디로 추정하기 어렵다. 기절초풍이란 말은 본래 식자층보다도 주로 민간에서 쓰였던 탓일까. 현대에 채록된 구술 전승 설화에는 기절초풍이란 한글 표현이 자주 보이나, 근대기의 미디어에서는 찾기 힘들다. 다만 1920년대 신문에서 '기절'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초풍'이란 말은 보이지 않는다. 이후 1930년대의 어느 잡지에, "김 여사에게 초풍(招風)을 당한 후…솟두방 보고 놀래면 자라 보고도 놀랜다고"하여, '깜짝 놀랐다'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시대를 한참 건너뛰어, 2006년에는 책 제목 가운데 '기절초풍〇〇〇'라는 게 다수 등장한다. 이처럼 대놓고 기절초풍을 쓰게 된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과잉'되고 있었음을 웅변하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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