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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이해상충 방지 지침' 7월 시행…학연·지연·옛 상사도 '이해관계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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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거래시 '업무 배제'...손실 없어도 절차 위반하면 징계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 제공

앞으로 은행 임직원이 자신의 입행 동기나 전 직장 상사, 혹은 학연·지연으로 얽힌 지인에게 대출을 내주거나 은행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가 엄격히 제한된다. 그동안 은행권 내부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던 '전관예우'식 부당 거래와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지침을 마련해 시행한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연합회 및 8개 은행과 공동으로 '은행권 이해상충 방지 지침'을 마련해 오는 7월부터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지침은 금융권 최초로 이해관계자와의 부당거래 방지를 위해 마련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최근 잇따른 금융사고로 바닥에 떨어진 은행권의 신뢰를 회복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대책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최근 은행권 검사 과정에서 드러난 부당거래 실태가 자리 잡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퇴직 직원 A씨는 은행 심사역인 배우자, 심사센터장인 입행 동기 등과 공모해 7년간 51건, 총 785억원에 달하는 부당 대출을 받거나 알선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 다른 퇴직 직원 B씨는 자신이 소유한 지식산업센터에 은행 점포를 입점시키기 위해 고위 임원에게 청탁했고,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당 임원의 지시로 4차례나 재검토를 거쳐 결국 입점 계약이 성사된 사례도 있었다.

기존 은행법은 대주주나 그 특수관계인에 대한 신용공여 규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전·현직 임직원끼리의 카르텔이나 지인 챙기기 식의 거래는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금감원은 "그간 은행 내규는 이해상충 방지 의무를 선언적으로만 규정해 실효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지침은 규제 대상이 되는 '이해관계자'의 범위를 대폭 넓혔다. 기존의 대주주·임원뿐만 아니라 전·현직 임직원, 그들의 가족(배우자·직계혈족 등)은 물론, 학연·지연이나 과거 상급자 관계 등 임직원의 공정한 업무 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적 이해관계자'가 모두 포함된다.

규제 대상 거래 역시 대출(신용공여)에 국한하지 않고 은행의 용역 계약, 자산 매매, 공사·임대차 계약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모든 거래로 확대된다.

앞으로 은행 임직원은 업무 처리 과정에서 고객이 자신과 사적 이해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즉시 은행에 자진 신고해야 한다. 신고가 접수되면 은행은 해당 임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하거나 회피 조치를 내려야 하며, 해당 거래는 전결권을 상향 조정하는 등 한층 강화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한, 이해관계자와 거래할 때는 일반 고객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통상의 거래조건' 원칙이 명시됐다.

처벌 규정도 강화된다. 은행 측에 금전적 손실을 끼치지 않았더라도, 이해상충 방지 절차를 위반한 사실 자체가 확인되면 징계 대상이 된다.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가중 처벌을 받게 된다.

은행은 이해관계자 거래에 대한 점검 결과를 기록해 5년간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하며, 임직원의 위법·부당 행위를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는 제보자 보호 및 보상 제도도 함께 운영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지침은 국제결제은행(BCBS)의 감독 준칙 등 글로벌 스탠더드를 반영해 마련된 것"이라며 "각 은행이 올해 상반기 중으로 내규 개정과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면, 은행권 전반의 내부통제 역량이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오는 7월 시행을 목표로 상반기 내에 관련 내규와 전산 시스템을 정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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