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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퇴직연금 기금화, 정권의 '쌈짓돈' 오용 막을 장치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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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 태스크포스(TF)는 지난 6일 기존 퇴직금 제도를 폐지하고 퇴직연금(退職年金)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뿔뿔이 흩어진 퇴직연금을 모아 별도 법인이 맡아 운영하는 '기금형'도 가능해진다. 2005년 처음 도입된 퇴직연금의 적립금은 현재 430조원 규모이고, 퇴직연금이 의무화될 경우 2050년쯤 국민연금(國民年金, 현재 약 1천500조원)을 추월할 전망이다.

퇴직연금 의무화의 가장 큰 명분은 노후 소득 확대(老後所得擴大)이다. 일시금이 아니라 연금으로 받게 되면 노후 안전 장치가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지난 10년간 퇴직연금 연평균 운용 수익률은 2.07%로 국민연금 5~6% 수준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도 '퇴직연금 기금화' 필요성의 근거가 되고 있다.

가장 큰 쟁점(爭點)은 퇴직연금이 국민연금처럼 정권의 목적을 위해 '쌈짓돈'같이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이다. 이재명 정부가 국민연금을 이용해 국민 모르게 고환율을 방어하고 국내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노사정 합의문(合意文)은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노후 생활을 위한 급여이므로, 이를 기금화해 운영하는 수탁 법인은 오직 가입자의 이익만을 위해 기금을 운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연금 역시 '국민의 노후 생활을 위한 공동 자산'이다. '오직 가입자인 국민의 이익만을 위해 기금을 운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권을 잡은 정치 세력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연금을 이용하고 있다는 불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퇴직연금이 국민연금의 '잘못된 길'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보장과 확신이 없다는 뜻이다.

이번 노사정 합의가 시행되려면 국회의 입법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만큼, 충분한 논의와 실질적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국민과 노동자의 노후 재산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국가적 범죄(犯罪) 행위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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