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침략과 공산당 발호의 내우외환에 대응하는 장제스(蔣介石)의 정책은 '양외선안내'(攘外先安內), 중국 공산당을 없앤 다음 일본을 몰아낸다는 것이다. 이는 코민테른의 지원으로 생겨난 공산당이 점점 세력을 키워가는 당시 현실에서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공산당을 그대로 뒀다가는 중국 안에 코민테른을 머리로 하는 소비에트 국가가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장제스는 5차에 걸쳐 대대적인 초비(剿匪·공산 비적 토벌) 작전을 전개했고 이에 쫓겨 공산당은 중국 서북부 오지 옌안(延安)까지 도망갔다. 이를 중국은 대장정(大長征)이라고 미화하지만, 대만에서는 '대서천'(大鼠遷, 쥐새끼가 떼로 옮겨갔다), 대류찬(大流竄, 떼로 도망갔다)이라고 한다.
그러나 산시(陝西)의 홍군(紅軍) 초토(剿討) 임무를 맡은 동북군의 장쉐량(張學良)이 중국 인민이 하나로 뭉쳐 일본군부터 몰아내야 한다는 공산당의 꼬임에 넘어가 초토 작전 점검을 위해 방문한 장제스를 13일간 감금한 1936년 '시안(西安) 사건' 후 공산당의 선전에 포획된 중국 여론에 밀려 '선안내'에서 '외양'으로 정책을 수정한다. 그 결과가 홍군을 국민혁명군 제8로군으로 편입해 장제스 정부가 대규모 군비(軍費)를 제공하는 2차 국공합작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공산당의 전력 보전을 위해 국공합작을 이용하려는 마오쩌둥(毛澤東)의 계략에 말린 것이었다. 국공합작에 따라 팔로군이 항일 전쟁을 위해 근거지인 옌안을 떠날 때 마오쩌둥은 팔로군 지휘관들에게 "칠분발전(七分發展), 이분응부(二分應付), 일분항일(一分抗日)"을 지시했다. 전력의 70%는 당 발전에, 20%는 국공합작에, 10%만 항일투쟁에 쓰라는 것이다. 이 지침에 따라 팔로군은 '백단(白團)전투' '평형관 전투' 등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일본군과 정면 대결은 피하고 소규모 게릴라전으로 전투를 하는 척만 했다. 그렇게 보전된 전력은 국공내전을 공산당의 승리로 결정지은 1948년 5월부터 10월까지의 '창춘(長春) 포위전'에서 대폭발한다.
이런 사실을 꺼내는 이유는 한동훈 제명으로 시끄러운 국민의힘이 향후 어떻게 행동해야 어려운 현실을 타개할 수 있을지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한동훈 제명 이후 반(反)장동혁파들은 하나같이 제명이 부당하다며 장 대표의 퇴진이나 재신임을 요구했다. 이에 장 대표는 재신임이나 사퇴를 요구하려면 직을 걸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아직 아무도 그렇게 하겠다는 사람이 없다. 그러면서 장 대표의 요구를 '독재적 발상' '정치를 포커판으로' '자해 정치' 등 온갖 말을 동원해 장 대표를 시쳇말로 '씹고 있다'. 장 대표를 흔들고 싶은데 책임은 지기 싫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특히 한동훈 제명은 선거를 앞두고 해서는 안 될 '뺄셈의 정치'라고 비난한다. 과연 그렇까? 한동훈을 그대로 두면 지방선거에서 패배를 면할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이 대목에서 묻고 싶은 것은 한동훈 제명이 과연 '뺄셈의 정치'인가라는 것이다. 한동훈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발탁과 지원이 아니었다면 본인의 역량이나 경륜으로는 오를 수 없는 자리에 연달아 올랐다. 그러나 정권이 흔들리자 더불어민주당의 폭주에 맞서 싸우기보다 총부리를 내부로 돌리면서 몰락하는 보수의 구원자인 양 행세했다. '당게' 사건은 이를 극명히 보여줬다. 계엄·탄핵 국면에서는 자파(自派)에게 탄핵 찬성을 '작업'해 내부 총질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런 인사를 품는 게 맞는 것일까? 그가 보수의 총아가 된 이후 한 행동은 마오쩌둥을 빼다 박았다. 적과 싸우는 척만 하면서 전력(戰力)을 내부 총질에 쏟아부었다. 윤 전 대통령의 힘이 빠지거나 물러나면 자신이 권력의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 아니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 '뺄셈의 정치'는 한동훈이 했던 것이다. 그가 달라질까. 글쎄다.
장제스는 1941년 미국 타임지 기자 시어도어 화이트에게 "일본은 피부병이지만 공산당은 심장병이다"라고 했다. 장제스는 심장병인 줄 알면서도 공산당의 선전에 말려 국공합작으로 공산당을 기사회생시키고 자신은 망했다. 한국의 보수는 이런 잘못을 되풀이할 이유가 없다. 감히 말하건대 한동훈은 보수의 고름이었다. 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다.



























댓글 많은 뉴스
김용태 "장동혁 자해정치 경악…이대론 지방선거 100전 100패"
李 "부자 탈한국은 가짜뉴스, 이런짓 벌이다니"…대한상의 '후다닥' 사과
李대통령 "서울은 한평 3억, 경남은 한채 3억 말이 되나"
이철우 도지사, 이재명 대통령에 'TK 행정통합' 지원 요청… "규정대로 추진" 확답
윤재옥 "대구 경제 살리는 시장 될 것…신공항·달빛철도 신속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