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재정(財政)에 비상등이 켜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건보) 수지(收支)가 흑자일 때 적립한 준비금의 고갈 시점을 2030년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의 "당기수지 흑자 감소와 지출 증가의 간극을 메우지 않으면 재정 고갈은 피할 수 없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지난해 급여비 지출은 1997년 건보 체제 출범 후 최대인 101조7천억원이었다. 재정 악화의 핵심 원인은 '과잉 진료'와 '의료 쇼핑'이다. 고령화에 따른 진료 횟수 증가가 건보 지출을 늘리는 주된 요인이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의료 행위의 가격 및 개수가 급여비(給與費) 급증의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환자가 진료를 받을 때 검사와 처치가 많을수록 병·의원의 수입이 늘어나는 행위별 수가제(行爲別 酬價制)의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독감 환자에게 성병 검사까지 포함한 수십 가지 검사가 이뤄졌다는 사례는 제도의 허점을 보여준다. 실손보험을 통한 의료 쇼핑도 건보 재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건보가 지원하는 급여 진료와 실손보험금을 받는 비급여 진료를 결합한 '혼합 진료'가 성행하고 있다. 병·의원들의 '영리 추구'와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맞물린 결과다.
건보공단이 '적정진료추진단'을 꾸려 과잉 진료를 탐지(探知)하고 의료계 자문을 거쳐 계도와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꼭 필요한 조치다. 이를 통해 건보료 인상 요인의 일부라도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다만 과잉 진료 관리가 의료 현장의 위축이나 환자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투명한 기준과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의료기관별 진료비 정보 공개와 불법 '사무장 병원'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위한 특별사법경찰 도입 역시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건보는 사회적 연대(連帶)의 상징이며, 국민 삶의 안전망이다. 건보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미래 세대에 돌아간다. 과잉 진료를 바로잡고, 비효율을 걷어내고, 개혁을 통해 건강보험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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