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치과병원이 흔치도 않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했던 시절, 대구경북 각 가정에는 치과 의사보다 더 무서운 '실'과 '문고리'가 있었다.햇살이 잘 드는 툇마루는 집안의 작은 수술실이다.
철수가 밥을 먹다 "아얏" 소리를 내며 입속에 치아가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눈치를 챈 어머니는 철수를 불러 앉히고는 실 한 가닥을 길게 뽑아낸다.치아를 뽑는 도구는 소독된 의료기기가 아니라 어머니의 반짇고리에 있던 튼튼한 무명실이었다.그러고는 혀로 자꾸만 밀어내고 싶은 그 작은 치아의 밑동에 실을 단단히 옭아맨다.철수의 눈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내릴듯 그렁그렁 맺힌다. 공포에 질려 몸은 석상처럼 굳어 꼼짝도 못하고 바들바들 떨고있다.
"하나도 안 아파, 금방 끝날 거야"라는 엄마의 거짓말은 세상에서 가장 믿고 싶지만 가장 믿기 힘든 말이었다.
엄마는 실의 한쪽 끝은 치아에, 나머지 한쪽 끝은 방문의 낡은 문고리에 묶는다. 철수는 문 앞에 뻣뻣하게 굳어 서 있고, 어머니나 아버지는 방문 너머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철수야, 저기 하늘에 까치 봐라!" 시선을 돌리는 찰나,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닫힌다. 잠시 뒤 입안에서 느껴지는 찝찔한 피맛과 함께, 문고리에는 방금까지 내 몸의 일부였던 하얀 치아 하나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아픔은 잠시, "다 뽑았다!"는 성취감과 함께 입안엔 솜 뭉치가 훈장처럼 꽉 채워진다."잘했다." 그 한마디가 상처 위에 덮이는 반창고였다.
어머니는 철수를 마당으로 데리고 나가 뽑힌 치아를 낡은 초가나 기와지붕 위로 던지게 했다."까치야 까치야,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
이창원 작가의 '아프다'의 작품은 당시 아이들이 느꼈던 공포와 긴장감이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으며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잘 보여주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안귀령, 총기 탈취하고 폭동 유발" 김현태, '강도미수' 고발장 접수
한동훈 대구 방문에…'엄마부대' 버스 대절했다
TK행정통합 특별법, 법사위 제동…이철우 지사 "아직 끝나지 않아"
조갑제 "장동혁 하나 처리 못하는 국힘 의원들, 해산시켜 달라 호소하는 꼴"
추미애에 빌미 준 대구시의회, 대구경북 통합 좌초 '원흉' 되나…무너지는 7년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