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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야의 대중가요 문학을 품다]<5>항구의 이별시 '목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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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시 아롱 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 임 자취 완연하다 애달픈 정조, 유달산 바람도 영산강을 안으니, 임 그려 우는 마음 목포의 노래'. '목포의 눈물'은 오랜 세월 한국인의 애창곡이었다. 그것은 암울한 시절의 체념적 희망가이자 저항적 위안가이기도 했다.

한국 문학사와 대중가요사에서 '목포항'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다. 이별,상실,유랑,그리움의 정서가 얼룩진 근대사의 시린 상처가 응축된 상징 공간이다. '목포의 눈물'은 그렇게 정한의 미학과 절제된 비감을 머금은 일제강점기 서정시의 감성을 대중가요로 변주한 것이다. 한반도에 본격적인 트로트 전성시대를 개막한 '목포의 눈물'은 가사의 탄생부터가 특별했다.

1935년 발표한 '목포의 눈물' 가사는 공모작이다. 오케레코드사와 조선일보의 향토색이 담긴 노래 보급을 위한 가사 모집 공고에서 장원을 차지한 사람은 목포의 문학 청년 문일석이었다. '새악시' '아롱진 옷자락' '유달산 바람도 영산강을 안으니' 등의 문학적 수사가 뛰어난 노랫말이 그렇게 탄생했다. 일제 수탈의 상징적 항구인 목포를 망국의 설움을 대변하는 공간으로 은유한 것이다.

18세의 목포 여인 이난영의 노래가 망국민의 가슴에 봇물처럼 스며드는데 일제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2절 가사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 구절을 문제 삼았다. 임진왜란의 참상과 구원(舊怨)을 뜻한다고 해석한 것이다. 그래서 '삼백연(三栢淵) 원안풍(願安風)은'으로 가사를 바꾸는 촌극을 벌였다. '삼백연 바람이 편안하게 분다'는 뜻이라고 둘러댄 것이다.

그래도 노래는 '삼백년 원한 품은'으로 통하며 민족사의 원한을 재생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임 그려 우는 마음'은 한 여인의 애정 어린 감성을 넘어 조국 광복의 열망을 시사한 것이다. 게다가 이난영의 처연한 음색이 가슴 속 켜켜이 쌓인 식민지 대중의 설움을 위무했다. 목포는 군산과 함께 식민지 강탈의 대표적인 공간이었다. 그래서 '목포의 눈물'은 곧 민족의 정한과 설움의 토로였다.

1930년대 말 모더니스트 시인 김기림은 일제강점기 조국의 암담한 현실을 '바다와 나비'라는 시로 읊었다. 수심을 알 수가 없는 바다를 청무우밭으로 여기고 내려갔던 흰나비가 날개가 절어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시퍼런 바다는 일본 제국주의이고 흰나비는 가녀린 식민지 조선의 백성이었다. 광복의 이상을 품고는 있지만 거대한 식민권력 앞에 무력한 지식인의 고뇌와 한계의 토로이기도 하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좌절감, 그리고 이상과 현실의 처절한 괴리감이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는 표현을 넣은 것이다. '목포의 눈물' 속 '부두의 새악시 아롱젖은 옷자락'이 '시린 나비의 허리'로 변용된 것이다. 조명암이 노랫말을 쓴 이난영의 노래 '목포는 항구다'(1942) 역시 '목포의 눈물'이 지닌 망국과 망향의 정서가 일렁인다.

남인수와 더불어 초창기 대중가요계의 트로트 전성시대를 풍미했던 불멸의 가인 이난영의 삶도 노랫말 그대로 '아롱젖은 옷자락'이었다. '애달픈 정조'였다. 분단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남편 김해송이 납북되었고, 첫사랑 남인수와의 재회도 오래가지 못했다. 쓸쓸한 여생에 드리워진 처연한 실루엣. 근현대사의 격랑에 휩쓸렸던 민중의 삶 모두가 '목포의 눈물이었다.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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