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북구 장량동에서 약 10년째 원룸 임대업을 하고 있는 A(52)씨는 요즘 거미줄이 처진 빈집을 청소할 때마다 씁쓸한 한숨이 먼저 배어나온다.
월세를 기존보다 내렸다지만 총 12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5가구는 수개월째 입주 소식이 없다.
A씨는 "인근 영일만일반산단에 2차전지 공장 건설이 한창일 때는 입주 문의가 줄을 섰었다"면서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2차전지 기업들이 고용을 멈추면서 젊은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고 토로했다.
포항 원룸 공동화 현상의 요인은 산업침체와 과잉 공급 문제를 들 수 있다.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원룸의 특성상 경기 침체로 외지 청년들의 유입이 줄어들고, 대체제인 아파트 등의 주거시설이 대거 시장에 쏟아지면서 입주자를 찾기 힘들어졌다.
실제 포항지역 2차전지 기업들은 캐즘현상과 더불어 공장 자동화 설비가 확충되면서 지난해 2분기부터 필수 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규 채용을 멈춘 상태다.
여기에 최근 5년간 포항지역에 쏟아진 신규 아파트 물량은 약 1만5천386가구에 달한다.
기존 원룸에 거주하던 1인 가구와 사회초년생들이 비교적 주거 환경이 쾌적한 신축 아파트나 오피스텔로 이동한 대신 이들의 빈자리를 채워줄 신규 청년층의 고용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포항시 통계연보를 살펴보면 지역 청년층 인구는 2015년 9만7천명에서 2024년 6만8천명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원룸 거주자의 약 15~20%가 최근 2~3년 사이 소형 아파트로 '주거 상향 이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네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노후 원룸 밀집 지역은 최대 최대 20~30%의 공실률이 발생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항시는 청년 인구 유입과 도심 공동화란 두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대대적인 정비 사업에 착수했다.
먼저 한국부동산원과 협약하여 지역 내 1년 이상 방치된 빈집 및 공실을 전수 조사하는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공실 원룸을 활용한 '천원주택' 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천원주택이란 포항시가 다세대 다가구 주택(원룸 포함)을 재임대해 하루 1천원·월 3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사업이다.
신청 자격은 만 19세 이상~45세 이하 청년과 신혼부부 중 무주택 세대이며, 최초 2년·최장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포항시는 지난해 1차로 100가구를 공급했으며, 향후 5년간 매해 100가구씩 늘려 총 500가구까지 사업 대상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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