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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업체 배만 불리는 민자 유료 도로, 더 이상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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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범안로의 민간 관리·운영권이 오는 9월 종료된다. 범안로는 지난 24년 동안 대구시 재정 3천204억원이 투입된 민자(民資) 유료 도로다. 민자 도로 정책은 재정 부담을 덜고 신속한 도로 건설을 가능케 하는 대안(代案)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시민에게 요금을 받으면서도 매년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비싼 실험'이었다.

대구에선 범안로, 국우터널로, 앞산터널로 등 3개의 민자 유료 도로가 운영돼 왔다. 국우터널로는 2012년 8월 무료로 바뀌었지만, 대구시는 유료 운영 종료 이후 협약에 따라 2013년부터 7년 동안 미상환(未償還) 원금 및 이자 지원을 이유로 315억원을 지급했다. 현재 유료로 운영 중인 앞산터널로에도 11년간 306억원이 지원됐다.

이들 민자 도로는 도심의 교통량 분산(分散)과 도시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건설됐다. 그러나 민자 도로 운영 방식은 '위험은 지자체가 떠안고, 수익은 업체가 챙기는 구조'로 전락했다. 업체가 통행료 수입으로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면, 대구시 재정이 장기간 투입될 수밖에 없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민자 도로는 도로 건설에 드는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자체 재정이 과도하게 투입되는 맹점(盲點)을 안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큰 꼴이다. 업체의 수익 보장 방식 설계에 반영되는 '통행량 예측'도 불합리하다. 통행량 예측이 빗나가면 세금으로 손실을 메워줘야 하는데, 통행량은 운영 기간 동안 도시 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구는 인구 감소와 교통 수요 정체(停滯)라는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간 고정 수익을 보장하는 방식의 민자 도로 계약은 대구시의 재정에 족쇄가 될 수밖에 없다. 정책 결정 당시의 낙관적 수요 예측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교통 정책은 투자 수익률이 아니라 공공성(公共性)의 관점에서 판단돼야 한다. 시는 그간의 민자 도로 운영 실적과 재정 지원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향후 유사 사업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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