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하는 줄만 알았던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이 24일 덜컥 멈췄다. 이날 TK행정통합 특별법안 등 권역별 행정통합 법안을 심사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광주·전남 통합 법안만을 통과시키고, TK와 대전·충남 통합 법안 심사는 보류했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TK통합 법안 심사를 보류한 이유로 '지역 내 합의 부족'을 들었다. 하지만 TK 시·도민들은 특별법이 통합의 효과와 기대를 제대로 담지 못한 게 통합 추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명문화되지 않은 인센티브 5조원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에는 권역별 시·도 행정통합의 기폭제가 됐던 연 5조원 재정 인센티브 지원과 관련한 조항은 전무하다. 이는 TK뿐 아니라 대전·충남, 광주·전남 권역 법안 역시 동일하다.
중앙정부는 TK 특별법안에 TK가 요구한 특례에 대해 수용률이 80%에도 미치지 못했다. 재정·자치권과 관련해 요구한 ▷기준 인건비 예외 ▷국세 이양 ▷광역통합 교부금 등 특례가 반영되지 못한 것도 지역 내 반발이 거센 이유 중 하나다.
당초 재정 이양 목표액을 약 9조원으로 설정한 대전·충남의 경우 목표액과 정부 재정지원 인센티브 간 간극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통합 반대 여론을 더 키웠다.
◆파격적인 특례 부족
파격적 특례가 부족했던 점 또한 통합 추진 필요성을 반감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행정통합에 절실하게 나섰던 큰 이유 중 하나인 TK신공항 조성과 관련해선, 군공항 이전 후발 주자인 광주·전남 법안과 비교하면 각종 특례가 부족했다. TK특별법에는 군공항 이전지원과 관련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특례를 비롯해 항공산업 생태계 조성, 공항활성화 지원 등 특례가 빠졌다.
대구시·경북도는 행정통합 특별법에 빠진 특례들은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공항경제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에 포함돼 있어 이를 연계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미 광주·전남 등 타 권역과 비교해 '부족하다'는 여론이 형성된 점은 통합 공감대 형성을 저해시켰다.
통합에 반대 여론이 거센 경북 북부권을 달래기 위해 포함된 균형 발전과 관련된 각종 도로·철도망(SOC) 조성 시 예타 면제, 국립의대 설립 특례 등은 관계 부처의 반발로 인해 포함되지 않았다.
◆지방선거가 갈등 요인으로 부각
눈앞에 다가온 지방선거도 지역 내 갈등을 부추긴 요인이었다. 경북도지사 예비후보인 이강덕 전 포항시장은 연일 광주·전남 법안과 TK법안을 비교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전날(23일) "행정통합이 추진되면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가 직격탄을 맞는다"고 주장한 데 이어, 이날 광주·전남 법안과 비교해 '강제조항'이 부족하다며 TK법안은 '27전 27패'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행정통합에 동의한 대구시·경북도의회의 갑작스런 입장 변화는 여당 의원이 주축을 이루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보류 명분'을 줬다. 앞서 대구시의회는 홍준표 전 시장 시기였던 2024년 12월 12일 재석의원 32명 중 31명이 찬성한 가운데 시·도 행정통합 안건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법사위 심사를 앞둔 지난 23일 돌연 '대표성 저하'를 들며 제동을 걸었다. 시의회 주장은 통합 이후 기존 의석수가 유지(대구시의회 33석, 경북도의회 60석)되면 대구의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게 핵심이다. 경북도의회 또한 인구 편차대로 이를 조정하면 북부권이나 동해안권 등 인구가 적은 지역의 대표성이 저하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신중한 부울경에 영향 받아
TK와 마찬가지로 야당 단체장 지역인 부산·울산·경남이 신중론을 앞세우며, 통합에 유보적 입장을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부울경은 통합의 필요성은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보이면서도, 6·3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 등 현실적 이해관계, '해양·금융 중심지', '산업수도' 등 지역 정체성을 들며 TK나 광주·전남만큼 적극 나서지는 않았다.
지역 관가 관계자는 "만장일치에 가깝게 통합에 찬성했던 대구시의회가 갑작스럽게 입장을 선회한 것이 (법사위 심사 보류에) 표면적으로는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정부부처의 강경한 특례 불수용 입장에 따라 실질적 통합 효과를 담지 못했고, 지방선거를 의식한 일부 인사·집단의 행보 등도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광주·전남 통합 이후) 2년을 유예하겠다는 데, 지역 내 상황이 지금과 같다면 정부 여당은 절대 행정통합을 재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안귀령, 총기 탈취하고 폭동 유발" 김현태, '강도미수' 고발장 접수
李대통령 "친일·매국하면 3대가 흥한다고…이제 모든 것 제자리로"
'코스피 5800 돌파' 李대통령 지지율 58.2% 기록
"1억 정치 생명 걸 가치 없어" 강선우 체포 동의안, 오늘 국회 본회의서 표결
홍준표, 한동훈 겨냥 "文사냥개…제2의 유승민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