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상장지수펀드)는 상품이 단순해 보일수록 내부는 더 정교해야 합니다. 투자자가 모든 리스크를 직접 떠안게 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투자자가 일희일비하지 않아도 되는 '믿고 맡길 수 있는 ETF'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지향점입니다."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상무)이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던진 화두다. 그는 올해로 20년째 ETF 업무를 맡고 있는 자타공인 자본시장 전문가로 커버드콜, 프로텍티브 풋 전략을 선보여 왔다.
이 본부장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수익률이 아닌 지속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수익이 날 때는 누구나 기쁘지만, 시장이 흔들릴 때 투자자가 감정에 휘둘리며 일상까지 영향을 받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특히 "투자자가 매일 주식 계좌를 열어보고 일희일비하는 상태는 건강한 투자 환경이 아니다"라는 게 그의 철학이다. 생업과 삶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고 투자는 그 기반 위에서 돌아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이 본부장은 ETF의 역할을 '분산과 체계화'에 뒀다. 투자자가 직접 모든 판단을 내려야 하는 구조가 아니라 일정 부분을 상품 설계에 맡기고 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품이 지나치게 단순하면 매매 타이밍과 비중 조절 모두 투자자가 고민해야 한다. 반대로 상품이 일정 수준 구조화돼 있으면 투자자는 판단 부담을 덜고 장기 투자에 집중할 수 있다. 즉, 상품이 조금 더 고민을 대신해줄수록 투자자는 편해진다는 논리다.
이 본부장은 키움 ETF가 지향하는 방향을 "알아서 체계적으로 운용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구조"라며 "단기 트레이딩을 부추기는 상품이 아니라 투자자가 내려놓고 가져갈 수 있는 설계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ETF도 생애주기 설계 필요"…분산·절세 결합한 구조적 투자
이경준 본부장의 운용철학은 실제 상품 설계와 라인업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그는 특히 ▲KIWOOM 미국S&P500&배당다우존스비중전환 ▲KIWOOM 미국S&P500TOP10&배당다우비중전환 ▲KIWOOM 미국S&P500&GOLD 등을 예로 들며 "투자자의 삶을 유지하면서도 분산과 절세, 생애주기 설계를 결합하는 구조적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종목의 핵심 방향성은 ▲분산투자 ▲생애주기 설계 ▲절세 구조를 결합해 투자자가 시장을 떠나지 않고 장기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코어(Core) 자산을 중심으로 안정성을 확보하고 이후 스마트베타·세틀라이트 전략으로 확장하는 단계적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마다 투자 목적과 기간이 다르다"며 "그런데 대부분 ETF는 단기 매매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 때문에 장기 투자자들은 매번 판단을 내려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코어 투자에 대한 질문에 "장기 투자 관점에서 중심은 여전히 미국 시장"이라고 답했다. 인생을 60~70년에 걸친 장기 여정으로 본다면 자산 역시 구조적으로 우상향해온 시장을 중심에 둘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 세계 주요 시장 가운데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인 우상향을 보여준 곳은 미국 시장이 유일하다"며 "코어 투자는 여전히 미국이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미국만 투자하라'는 의미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투자자 사이에서 나타나는 '미장 vs 국장' 식의 이분법적 접근은 경계했다. 한국 시장은 배제할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섹터'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한국 증시는 글로벌 시장의 일부에 해당하며 산업 구조상 수출 대기업 중심의 편중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미국 내 특정 섹터 ETF와 유사한 성격을 띤다는 분석이다.
이 본부장은 "미국 기술주, 헬스케어, 산업재를 각각 하나의 섹터로 보듯 한국 시장도 '코리아 섹터'로 보고 접근할 수 있다"며 "미국이 부진할 때 한국이 상대적으로 강할 수도 있는 만큼 양자택일이 아니라 글로벌 자산 배분 관점에서 익스포저를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로 그는 KIWOOM 미국S&P500&배당다우존스비중전환 ETF를 언급했다. 이 상품은 S&P500을 중심으로 하되 배당 중심 자산과 결합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구조다. 키움운용의 철학인 분산·생애주기·절세 구조와 코어 투자전략도 한 번에 담겼다.
이 ETF의 핵심은 '비중 전환'에 있다. 일정 시점 이후 성장주와 배당주의 비중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구조다. 이 본부장은 "젊은 시기에는 성장 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다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배당 자산 비중이 높아지도록 설계돼 있다"며 "투자자가 언제 팔고 갈아타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즉 소득이 있는 시기에는 장기 우상향 자산에 집중하고 이후에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특히 2040년 이후에는 배당 비중이 75%까지 높아지는 구조로 월 배당을 통해 연 3~4% 수준의 현금 흐름을 목표로 한다.
'절세 구조'도 이 상품의 또 다른 강점으로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개인이 직접 S&P500을 팔고 배당주로 갈아타면 매번 과세가 발생하지만, ETF 내부에서 비중을 조정하면 펀드 안에서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투자자는 즉각적인 세금 부담 없이 운용을 이어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설계는 복잡하지만, 투자자는 단순하게 가져가면 된다"며 "사서 보유하면 자산 배분과 비중 전환, 현금 흐름까지 자동으로 작동하는 구조로 투자자가 편해야 한다는 제 철학이 가장 잘 담긴 상품"이라고 부연했다.
◆상승장 뒤쫓는 '포모' 경계…코어–새틀라이트 전략 갖춰야
"최근 국내 증시는 4강 신화를 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유사합니다. 단순히 지수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이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본질입니다. 코스피 1만이 가능하냐를 따지는 것보다 그런 논의 자체가 가능해졌다는 사실이 투자 심리의 구조적 전환을 보여줍니다."
이경준 본부장은 최근 국내 증시의 흐름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이번 상승 흐름을 단기 반등이 아닌 과거 '박스피'에 갇혀 있던 시장이 구조적 재평가(리레이팅) 국면에 진입하는 과정으로 진단했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투자자 인식이 바뀌고 있는 데다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어서다.
다만, 최근 증시 강세 국면에서 투자자들의 조급한 대응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지수가 빠르게 오르면서 '포모(FOMO·기회 상실 공포)' 심리가 확산하고 있고 이를 계기로 레버리지 등을 활용한 무리한 투자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의 본질은 '순환'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시장이나 자산이 영원히 주도권을 쥐는 구조가 아니라 자금 흐름과 투자 기회가 끊임없이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최근 국내 증시가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이런 국면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은 한국 시장이 부각되는 시기일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 미국 등 다른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 자산 배분을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포트폴리오 관리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시장 사이클이 바뀐다고 해서 투자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회는 계속해서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며 "상승장에서 뒤처질까 두려워 조급하게 투자하면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자산 배분 관점에서 분산투자하고 체계적인 포트폴리오 접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향후 코어 자산을 기반으로 스마트베타 ETF를 통해 초과 성과를 추구하는 전략을 더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 1년 동안 키움만의 코어 전략 기본 틀을 완성했고, 앞으로는 모멘텀이나 성장주 등 다양한 팩터를 활용한 상품을 제공해 투자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이 본부장은 이러한 구조를 코어–새틀라이트(Core–Satellite)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코어 자산이 필요하지만, 코어 투자만으로는 상승장에서 '놓치고 있다'는 불안, 포모가 생길 수 있다"며 "이런 심리를 완화하고 추가적인 성과를 추구하기 위해 공격적 투자 기회를 포트폴리오에 일부 편입하는 '새틀라이트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투자를 위한 코어 자산을 중심에 두고 스마트베타와 테마형 ETF를 새틀라이트 전략으로 활용하는 구조를 제공해 투자자들이 하나의 ETF 라인업 안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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