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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확전에 오일쇼크 '비상'…롤러코스터 탄 증시, 변동성 더 확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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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90달러 돌파…주간 상승률 1983년 이후 최대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9일 코스피 7% 급락·사이드카 발동
장기전 시 코스피 30% 이상 하락·유가 150달러 관측
지수 5000대서 대기 자금 유입 기대감…분할 매수 대응 조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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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오일쇼크'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증시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전쟁 장기화 시 유가 150달러 돌파, 코스피 30% 급락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각)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92.69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4월 인도분)도 배럴당 90.90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종가 기준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WTI 선물은 주간 36% 올라 배럴당 90.9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1983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상승이다. 브렌트유 역시 주간 28% 올라 배럴당 92.69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급등은 이란 전쟁 확대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져서다. 이란이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페르시아만 지역의 원유 수출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KPC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위협과 해상 운송 차질을 이유로 원유 생산과 정제 처리량을 줄이기로 하고 계약상 의무 이행을 유예할 수 있는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했다. 쿠웨이트 감산 규모는 초기 하루 약 10만 배럴 수준에서 시작됐으며 상황에 따라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는 이미 생산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저장 여력이 급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타르 사드 알카비 에너지 장관은 "중동 전쟁이 계속되면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며칠 안에 에너지 생산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상황을 가정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운항은 사실상 멈췄다. 약 1000척의 선박이 걸프 해역과 인근 바다에 묶여 있으며 이들의 누적 가치가 약 25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환율 발목 잡힌 증시, 변동성 주의보…장기전 시 30% 폭락 전망도

이란 사태로 국내 증시 변동성은 높아진 상황이다.

개별 종목의 주가가 급변하면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장치인 변동성완화장치(VI)는 지난 3~6일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314번 발동했다. 하루 평균 828.5건의 VI가 발동된 셈인데 올해 1월과 2월 유가증권시장 VI 발동 횟수가 하루 평균 각각 134.3건과 183.4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급증세가 뚜렷하다.

지난주 국내 증시에서는 VI와 함께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주가 급등락시 20분간 주식 매매 중단)도 발동됐다.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는 1회, 매도 사이드카는 2회 발동했고 코스닥에서는 매수와 매도 사이드카가 각각 2회와 1회 발동했다. 매도세가 급격하게 커진 지난 4일 두 시장에서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1회 발동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4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79%, 코스닥은 6.27% 급락 중이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 충격으로 코스피 이날 장 초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문제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중동 지역으로 전반으로 확산하며 장기전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제유가 상승은 국내 증시를 위축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특히 수입 원유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해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신증권은 전쟁이 1년 이상 중장기로 접어들 경우 유가뿐 아니라 곡물 가격 상승 압력 확대로 코스피가 30%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의 본질은 유가에서 출발한다"며 "유가 상승이 국제수지를 약화시켜 환율 약세를 유도하고 외국인 매도를 순환적으로 키우는 움직임"이라고 밝혔다.

노 연구원은 "유가 변동성이 리스크 프리미엄을 자극해 성장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변동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환율 약세를 유발해 외국인 매도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일일 변동폭은 평균 13.2원에 달했다. 과거 월별 일평균 변동폭과 비교하면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 2020년 3월의 13.8원 이후 가장 높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전쟁은 당사국들의 통화 가치를 절하시키는 요인이며 비당사국인 한국의 원화 역시 중동 무력 분쟁에 대체로 약세로 반응해왔다"며 "이번 분쟁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라는 변수가 추가된 만큼 분쟁 직전 수준 대비 유사한 폭의 환율 상승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5000포인트'에서 오래 머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관측한다. 유가 상승이 지속될수록 미국 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감이 가중될 수밖에 없어서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5000포인트 근방에서 대기 자금이 강하게 유입될 수 있다고 보고 분할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며 "반등 이후 반도체와 IT 소부장, 자동차, 코스닥 시총 상위주를 선호한다. 미국 IT 회복 이후 코스닥으로 자금 유입과 정책적 노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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